카카오웹툰, 일본서 비게임 매출 1위 등극…2위는 네이버
네이버웹툰, 하루 거래액 30억원 넘어…글로벌 MAU 6500만 기록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기업이 제작·유통하는 웹툰이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으로 콘텐츠 시장이 활기를 띠며 국내 웹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국내 기업이 처음 시장을 연 웹툰은 웹(Web)·앱(App)으로 만화를 유통하는 플랫폼이다. 비대면 문화에 최적화된 접근성을 지닌 데다, 콘텐츠의 우수성까지 갖춘 점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미국 청원사이트 ‘체인지닷오알지’에 올라온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달라는 요청에 서명한 인원이 30일 기준 15만3300명을 넘어섰다. 이 글은 지난해 1월 말 올라왔지만, 코로나19로 국내 웹툰이 세계적 인기를 끌기 시작한 올 초부터 주목받기 시작해 최근 서명수가 급격하게 오르는 추세다.
이 작품은 카카오가 세계적으로 유통하고 있다.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2차 창작물이다. 단일 지식재산(IP)로만 국내에서 웹소설·웹툰 합산 누적 조회수 4억3000건 이상, 누적 열람자수 500만명을 기록했다. 국내외 누적 매출액은 300억원에 달한다.
청원자는 해당 글을 통해 “이 훌륭한 만화가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제작되지 말아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나는 만화를 보자마자 매료됐고,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다면 대부분의 사람에게 사랑받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 글엔 넷플릭스에 이 웹툰의 애니메이션 시리즈 제작을 요청할 방법도 함께 담겨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국내 웹툰이 세계시장에서 거둔 성적은 놀랍다. 특히 ‘만화 강국’으로 자리 잡았던 일본 시장도 점령하며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카카오가 일본 시장에서 서비스하는 웹툰 플랫폼 ‘픽코마’는 지난달 월간 기준 양대 앱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에서 비게임 부문 모든 앱 통합 매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 부문 세계 매출 순위에서는 12위를 기록했다.
네이버웹툰의 일본 서비스 ‘라인망가’는 픽코마보다 3년 일찍 이 시장에 진출했다. 올 상반기 내내 비게임 매출 부문 1위를 지켜오다 지난달 2위로 내려왔다. 세계 만화시장을 주름잡던 일본에서 점유율 1·2위 경쟁을 국내 기업끼리 벌이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는 일본 콘텐츠 제작 기업 카도카와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고, 네이버는 와이랩 재팬을 인수했다. 와이랩 재팬은 국내 웹툰 제작사 ‘와이랩’의 일본 지사다. 양사 모두 현지 맞춤형 콘텐츠 제작 능력을 키우며 저변 확대에 속도를 내는 추세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의 자료를 보면 지난 6월 기준 일본시장 점유율은 네이버 라인망가가 38%, 카카오 픽코마는 28%를 차지했다. 업계에선 일본 디지털 만화 시장 규모를 약 4조5109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중국(1조7806억원), 미국(1조6619억원), 한국(1조5432억원)과 비교해 압도적인 차이로 세계 1위다.
카카오는 픽코마가 한국형 웹툰으로 일본 만화 팬들을 매료시켰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픽코마에 등재된 작품 3만여개 중 웹툰 작품 수는 1.3%에 불과했는데, 전체 거래액에서는 웹툰이 35∼40%를 차지했다.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는 “일본 만화시장 전체를 고려하면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성장 시작이라 본다”며 “카카오페이지와 함께 웹툰 경쟁력을 키워나가 글로벌 만화시장 성장을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웹툰 종주국이다. 네이버가 2004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하며 시장을 만들었다. 다음·레진 등이 이 시장에 참가하며 경쟁력을 키워왔다. 지난해 한국 웹툰의 글로벌 거래액은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웹툰 시장을 개척한 네이버웹툰의 성장도 가파르다. 이달 초 업계 최초로 유료 콘텐츠 하루 거래액 3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8월 하루 거래액 20억원 돌파 후 불과 1년 만에 30억원을 넘어서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입증했다. 네이버웹툰의 7월 글로벌 월간 순 방문자(MAU)도 6500만을 넘어서면서 두 달 만에 사용자가 100만 이상 증가했다. 글로벌 지역 사용자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결제지표도 긍정적으로 상승하는 선순환을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올해 연간 거래액 8000억원 달성에 이어, 향후 1조 원 달성 시기도 예상보다 훨씬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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