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재영 기자] 증시 활황으로 시가총액 1조클럽에 가입한 기업이 3개월새 30여곳 늘어났다. 시총 금액도 3월말 2400조 원에서 6월말 2600조 원 수준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2021년 2분기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변동 현황 분석’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주식 시장에 상장된 곳 중 우선주를 제외한 2357곳을 조사한 바 이같은 결과가 도출됐다. 조사는 올 1월초(4일), 3월말(31일)과 6월말(30일) 시총 변동 현황 등을 비교해 살펴봤다. 시가총액 등은 한국거래소 자료를 참고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2400여 곳의 3월말 시가총액은 2411조 원에서 6월말 2604조 원으로 최근 3개월 새 193조 원(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 1월초 2329조 원과 비교하면 올 상반기 시총은 11.8%(275조 원) 정도 상승했다. 코로나19가 본격 발생한 작년 동기간 0.7%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조사 대상 주식종목 중 올 2분기(3월말 대비 6월말)에 시총이 증가한 곳은 2400여 곳 중 1800곳(76.6%)을 넘었다. 상장사 10곳 중 7곳 넘는 곳이 올 2분기 시총 성적표가 좋아졌다는 얘기다. 시총 1조(兆) 클럽에 가입한 주식 종목도 300곳에 근접했다. 올 1월초 시총 1조 클럽에는 231곳이 가입했다. 3월말에는 242곳(우선주 등 포함시 257곳)으로 많아지더니 6월말에는 274곳(우선주 등 포함시 289곳)으로 늘었다.
카카오, 6월15일 네이버 시총 첫 추월…SK하이닉스와 시총 격차도 1월초 60%→6월말 20% 좁혀져
3월말 대비 6월말 2분기에 시총 덩치가 가장 커진 곳은 ‘카카오’로 조사됐다. 이 주식종목의 시총은 3월말 44조 원 수준에서 6월말 72조 원 넘게 외형이 성장했다. 최근 3개월 새 시총 덩치가 63.7%나 커졌다. 시총 금액으로 보면 28조 원 넘게 불었다. 올초 35조 원 수준이던 시총과 비교하면 카카오는 올 상반기에만 30조 원 이상 시총 외형을 늘렸다. 시총 규모가 커지면서 국내 시총 순위도 1월초 9위→3월말 8위→6월말 3위로 단계적으로 앞 순위에 포진했다.
특히 올 1월초만 해도 네이버와 카카오는 100대(對) 72.8 정도였다. 네이버가 카카오 시총 규모보다 27.2% 정도 컸다는 의미다. 1월말에는 30.7% 격차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4월 중순이후에는 액면 분할이라는 변수가 생겼다. 이러한 변수로 4월말에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총 규모가 14.7%까지 격차가 좁혀졌다. 5월말에는 8.3%로 두 회사의 시총 외형이 비슷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더니 6월말에는 100對 105.5로 카카오 시총이 네이버를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시총도 1월초 48조 원→3월말 61조 원→6월말 68조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다만 카카오의 성장세를 따라잡기에는 속도가 다소 느렸다. 카카오가 네이버 시총을 처음 앞지른 시점은 지난 6월 15일이다. 이날 네이버가 63조 5699억 원을 기록할 때 카카오는 64조 1478억 원을 기록했다. 다음 날인 6월 16일에 네이버는 시총을 7000억 원 이상 늘리며 3위 고지를 재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 다시 3위 자리를 내줘야 했다. 6월 17일 이후로 6월말까지 카카오는 시총 TOP 3 자리를 유지해왔다.
이런 기세를 몰아 카카오는 시총 2위 자리에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기세다. 올 1월초만 해도 카카오와 SK하이닉스 시총은 각각 35조 원, 91조 원이었다. SK하이닉스 시총을 100%라고 하면 카카오는 38.2% 수준에 불과했다. 말 그대로 올해 초만 해도 카카오에게 SK하이닉스의 시총은 소위 넘사벽(넘기 어려운 벽)이었다. 그러던 것이 4월 말에는 54.1%로 다소 격차가 줄더니 5월말 59%→6월말 78% 수준까지 시총 격차가 20% 내외 수준까지 좁혀졌다. 현재 카카오 주가가 15~16만 원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향후 19만 원~20만 원 선을 넘기 시작하면 시총 2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은 더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 2분기 시총 1조 이상 증가 종목 40곳 VS 1조 이상 하락 8곳…진원생명과학 시총 증가율 300%↑
카카오를 포함해 3월말 대비 6월말에 시총 규모가 1조 넘게 증가한 곳은 40곳이나 됐다. △SK이노베이션(7조 736억 원↑) △네이버(6조 6526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6조 1533억 원↑) △HMM(5조 2839억 원↑) △두산중공업(5조 2059억 원↑) △현대차(4조 5938억 원↑) △LG화학(3조 1766억 원↑) △LG생활건강(2조 9986억 원↑) △하이브(2조 7306억 원↑)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같은 기간 시총 규모가 1조 원 넘게 감소한 곳은 8곳으로 파악됐다. 이중 ‘셀트리온’ 시총이 3월말 43조 8164억 원에서 6월말 37조 305억 원으로 최근 3개월 새 6조 7859억 원(15.5%↓)이나 가장 크게 감소했다. △삼성전자(4조 1788억 원↓) △SK하이닉스(3조 6400억 원↓) △셀트리온헬스케어(2조 7356억 원↓) △금호석유화학(1조 4015억 원↓) 등도 올 2분기에 시총이 1조 원 넘게 감소한 그룹군에 속했다.
올 6월말 시총 1조 클럽에 가입한 270여 곳 중 2분기(3월말 대비 6월말)에 시총 증가율이 100% 넘는 곳은 10곳으로 집계됐다. 이중 ‘진원생명과학’은 지난 3월말에는 5238억 원으로 시총 1조 클럽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었다. 그러던 것이 6월말에는 2조 1374억 원으로 3개월 새 1조 6000억 원 넘게 시총 규모가 커졌다. 올 2분기에만 시총 규모가 308%나 높아진 셈이다. 3월31일 주가가 1만 1700원에서 6월30일에 4만 7300원으로 높아진 것이 시총이 커진 주요 배경이다.
이외 △셀리드(233.5%↑) △네이처셀(203.7%↑) △대한전선(164.7%↑) △한전기술(124.9%↑) △엑세스바이오(123.4%↑) △F&F(118.5%↑) △금화타이어(110.5%↑) △두산중공업(106.9%↑) △유바이오로직스(102.5%↑) 순으로 올 2분기 시총 증가율이 100%를 넘어섰다. 10곳 중 5곳이 바이오 관련 종목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6월말 시총 TOP 100 중 84곳 순위 교체…8곳은 2분기에 시총 100대 기업에 신규 진입
6월말 기준 국내 시총 TOP 100 중 84곳이 최근 3개월 새 순위가 바꿔졌다. 이중 톱10은 카카오가 3월말 8위에서 6월말 3위로 5계단이나 올라서며 중위권 순위도 순차적으로 이동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총 1,2위를 유지했고, 셀트리온과 기아도 각각 9위, 10위 제자리를 지켰다. 중위권에 있던 △네이버(3월말 3위→6월말 4위) △LG화학(4위→5위) △삼성바이오로직스(5위→6위) △현대차(6위→7위) △삼성SDI(7위→8위)는 순위가 한 계단씩 밀렸다.
최근 3개월 새 TOP 100에 새로 가입한 곳은 8곳으로 조사됐다. 3월말 대비 6월말 시총 순위가 크게 급등한 곳은 ‘에프앤에프(F&F)’였다. 이 회사는 3월말 시총 순위가 152위였는데 6월말에는 80위로 껑충 뛰었다. 올 1분기에만 시총 순위가 72계단 앞섰다.
이외 △에이치엘비(HLB) 52계단(3월말 150위→6월말 98위) △현대오토에버 32계단(126위→94위) △효성티앤씨 36계단(125위→89위) △알테오젠 22계단(122위→100위) △휠라홀딩스 19계단(118위→99위) △삼성엔지니어링 43계단(112위→69위) △대우조선해양 12계단(103위→91위) 순으로 올 2분기 시총 TOP 100에 신규 가입했다.
반면 한국항공우주는 3월말 82위에서 6월말 113위로 13계단 하락하며 올 2분기 시총 TOP 100에서 빠졌다. 이외 △롯데쇼핑 25계단↓(84위→109위) △동서 24계단↓(96위→120위) △두산퓨얼셀 18계단↓(89위→107위) △씨에스윈드 13계단↓(95위→108위) △메리츠증권 12계단↓(99위→111위) 등으로 10계단 이상 넘게 밀려나며 시총 TOP 10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으로 파악됐다.
2분기에 시총 100대 기업에 포함된 곳 중에서도 시총 순위는 크게 요동쳤다. 두산중공업은 3월말 60위에서 38위로 22계단 전진했다. 이외 △팬오션(91위→72위) △에코프로비엠(86위→71위) △CJ ENM(98위→87위) △한미사이언스(76위→65위) 등은 시총 100위 안에서도 최근 3개월 새 순위가 10계단 약진했다.
이와 달리 삼성중공업은 3월말 59위에서 6월말 81위로 시총 순위가 22계단 후퇴했다. △녹십자(71위→92위) △GS건설(80위→96위) △삼성카드(74위→88위) △CJ대한통운(72위→85위) △오리온(57위→68위) 등도 시총 100대 기업 내에서 최근 3개월 새 순위가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오일선 연구소 소장은 “작년 상반기에는 국내 시가총액이 코로나19로 인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인 것과 달리 올해 동기간에는 상승세를 보여 대조를 보인 것이 특징 중 하나로 꼽힌다”며 “특히 올 2분기에는 다수 업종에서 주식 상승세가 이어진 가운데 특히 제약·바이오주를 포함해 금융(Bank), 정보기술(IT), 해운·조선(Ocean) 등을 아우르는 ‘新바이오(B·I·O)’ 업종의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IT관련주로는 카카오·엘엑스세미콘(舊 실리콘웍스) 등이 올 2분기에만 시총 증가율이 50% 이상 증가했고, 해운·조선주에는 HMM·팬오션·대한해운 등도 30%를 넘어섰다. 메리츠금융지주·대신증권 등 금융 관련주도 최근 3개월 새 시총이 20% 이상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