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2Q 영업익 1조4천억대…전망치보다 30% 상회·전년比 10배↑
증가한 물동량에 선박 투입 늘린 것도 긍정적 영향…3분기에도 호조세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해운 운임 급등세에 국내 최대 해운사로 꼽히는 HMM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이 확실시되고 있어서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는 HMM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를 1조602억원으로 추산했다. HMM의 역대 최대 실적이었던 지난 1분기 영업익(1조193억원)보다도 높고, 전년 동기(1387억원) 대비 10배가 넘는 수준이다. 삼성증권과 대신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2분기 컨센서스를 30% 이상 웃도는 1조4000억원대까지로 전망했다.
HMM이 올해 1분기 이후 3개월 만에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데는 운임 상승이 크다. 지난 3월 수에즈 운하에 대형 컨테이너선이 끼는 사고가 발생하고 최근에는 중국 옌텐항까지 폐쇄돼 운임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는 10주째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지난 16일 전주 대비 122.07포인트 오른 4054.42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고치로, 특히 4000선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보면 1년에 3~4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HMM의 주력인 아시아~북미 서안 노선과 아시아~유럽 노선 운임의 오름폭도 컸다. 2분기 유럽 노선 평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5180달러로 지난해 2분기(807.5달러)의 6.4배 수준이다. 북미 서안 노선 평균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4617.8달러로 전년 동기(1959.9달러) 대비 2.4배다.
증가한 물동량으로 선박 투입을 늘린 것 또한 HMM의 실적 호조 배경으로 꼽힌다.
HMM은 2018년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일환으로 발주한 20척을 최근 인도 완료했다. 이 가운데 2만4000TEU급 12척은 지난해 인도받아 운송에 투입했다. 또 올 상반기에는 1만60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8척을 추가로 도입했다.
통상 컨테이너 선사들이 대형 화주들과 연간 계약을 맺는 시기가 2분기이므로 갱신한 연간 계약 조건의 운임 상승분 반영도 긍정적 영향이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해운업계의 전통적 성수기인 3분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추수감사절·블랙프라이데이·크리스마스 등 굵직한 이벤트들을 앞두고 해상 물동량 수요가 급증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에즈운하 사고로 인해 막혔던 길이 뚫리긴 했지만 이에 따른 적체상황이 해소되려면 아직 갈길이 멀다”며 “해상 운임은 아주 작은 자극에도 요동치기 때문에 예측이 어렵긴 하지만 못해도 지금 수준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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