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올해 상반기 한국은행에 접수된 위조지폐가 절반으로 급감하면서 9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5천원권을 대량 위조·유통시킨 위폐왕이 지난 6월 마침내 검거되면서 하반기에는 위조 지폐 발생 건수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반면 은행권 수표를 위변조하는 사건은 최근 들어 조직화 대형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위조범죄자들이 더 큰 한방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한국은행(이하 한은)은 30일 발표한 ‘위조지폐 발견현황’에서 올해 상반기 중 한은에 신고된 위조지폐가 2146장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04년 상반기(2039장) 이후 가장 적은 수치로, 지난해 상반기(4535장)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김명석 한은 발권정책팀 차장은 “개인이 신고한 사례가 늘어나는 등 국민의 위폐방지 의식이 높아졌다”며 “금융기관의 식별능력도 개선돼 위폐 제조·사용심리가 억제됐다”고 설명했다.지난 6월 ‘희대의 위폐범’이 경찰에 붙잡힘에 따라 하반기 위폐유통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신출귀몰해온 위폐범 김모(48·남)씨는 지난 8년간 일련번호 ‘77246’이 들어간 옛 오천원권 위폐를 무려 5만여장 만들었다.
2004년 이후 발견된 전체 위폐의 42.9%가 그의 범행으로, 올해 상반기 발견된 위폐 2146장 중에서도 절반이 넘는 1414장이 ‘77246’ 오천원권 위폐였다.상반기 발견된 위폐는 5만원권이 59장(2.7%), 1만원권이 597장(27.8%)이다. 5천원권이 1469장(68.5%)으로 가장 많았고 1천원권은 21장(1.0%)로 가장 적었다.한은은 “발견된 위폐의 상태를 보면 낡고 손상된 지폐일수록 위폐가 많았다”며, “헌 지폐를 거래할 때 위폐 여부에 보다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한편 지난 6월 1억원짜리 수표를 100억원짜리로 변조해 사용한 나경술(51) 등 일당 30여명이 이달 들어 경찰의 공개수사로 줄줄이 검거된 사건에 이어 지난 23일에는 1000만원짜리 위조 자기앞수표 행사범 검거되는 등 최근 고액권 수표의 위·변조 사건이 잇따라 터지고 있다.특히 100억원 변조 수표 사건에서는 일부 은행의 일선 지점들이 보유 운영하고 있는 감식기 전체가 기능이 떨어지는 오래된 저가형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해 위폐범들의 주요 공략 대상이 앞으로 화폐보다 수표에 집중될 것으로 우려된다.여기에 더해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수표 감식기로도 판별이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위조된 10만원짜리 위조 수표가 발견됐다”고 밝혀 충격을 주었고, 위조 범죄의 다른 유형으로 지난 24일에는 위조된 신용카드로 1억원 어치 고가물품을 구매한 외국인들이 구속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