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과거 동거녀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백광석의 진술이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공범 김시남보다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됐다.
29일 제주지법 형사2부(장찬수 부장판사)는 법정에서 살인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백광석과 김시남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백광석은 김시남과 지난 7월 18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주택에 침입해 이 집에 사는 과거 동거녀 A씨의 아들 B(16)군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대검찰청 심리분석관 A씨는 행동 분석을 근거로 살인 혐의를 부인했던 김씨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반면 “피해자의 숨이 끊어지기 직전 김시남이가 목을 졸랐다”는 백광석의 진술은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됐다고 진술했다.
행동 분석은 표정과 자세, 움직임, 문답 시간, 더듬거림 정도, 목소리 높낮이 등 비언어적·언어적 반응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말의 진의를 분별하는 수사기법이다.
A씨는 “행동 분석 기법의 하나로 눈동자의 방향성을 들 수 있다”며 “백광석의 경우 생각 유형에 따른 눈동자의 방향성이 없었지만, 김시남은 과거를 회상할 때는 주로 눈동자가 우측으로, 창의적인 생각을 할 때는 눈동자가 좌측으로 가거나 고정됐다”고 말했다.
또한 “피해자의 집 다락방에 침입한 방법과 처음 피해자를 제압했던 상황을 묻는 말에 답할 때는 눈동자가 우측을 향했지만, 백광석이 피해자의 목을 졸랐던 상황에 대해 말할 때는 눈동자가 좌측이나 고정됐다”며 “어깨와 목 근육이 이완되고, 코를 만지는 등 머릿속으로 많은 생각을 할 때 나오는 무의식적 반응도 발견됐다”고 이야기했다.
백광석의 경우 면담 과정에서 쭈뼛거리고 불안해했지만, 이는 그의 기본행동으로 별다른 일탈행동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A씨는 전했다.
이어 대검찰청 심리분석관 B씨는 피고인들에 대한 통합심리분석 결과를 설명하면서 “피고인들은 살인 범죄 재범 위험성이 '높음' 수준에 해당했다”고 진술했다.
백광석는 피해자에게 인정받고자 한 욕구와 자신이 무가치한 존재로 느껴진 데 분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됐으며, 반사회적 경향을 보였다.
김시남의 경우 금전적 이득과 정서적 각성·흥분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고, 자신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으면 심리적으로 거리를 두면서 정서적으로 부정적·공격적 성향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두 피고인은 서로를 향해 “거짓말 그만하라”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