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에 신차타이어 감소…고무값, 물류대란 충격파
4분기 완성차 생산 정상화에 따른 판매 회복 기대
[매일일보 김명현 기자] 국내 타이어 업체들이 올 3분기 수익성 악화를 면치 못했다. 반도체 공급난에다 원자재값 상승과 물류대란까지 악재가 줄이은 탓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3사(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는 올 3분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타이어업계 1위인 한국타이어는 3분기 18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829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 줄었다.
넥센타이어는 3분기 매출이 지난해 3분기보다 14.5% 증가한 5300억원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78% 감소한 13억원에 그쳤다.
금호타이어도 매출액과 영업손실이 각각 6487억원, 545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9%가량 증가했지만, 대외 악재 속 통상임금소송 충당금(220억원) 이슈가 덮쳐 적자가 불가피했다.
타이어 3사의 동반 부진은 ‘삼중고’의 외생 변수에 시달린 탓이다.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으로 완성차들의 감산이 속출한 상황에서 천연고무 등 원자재와 물류비가 치솟자 타이어를 팔아 이익을 내기 힘든 구조에 내몰렸던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에 따르면 올해 세계 자동차 생산량 감소는 반도체 부족 사태로 77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3분기 합성고무 가격은 톤당 240만원 수준으로 1년 전보다 80% 급등했고, 천연고무는 같은 기간 30% 상승했다.
물류비 급등에다 운송 적체 현상이 심화된 점도 뼈아팠다.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15일 기준 4588.07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10월 대비 3배 넘게 오른 것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 곳에서 대량 생산한 뒤 수출을 통해 수익을 많이 남기는 구조에선 물류대란에 휘청일 수밖에 없다”며 “타이어가 안 팔리는 게 아니라 적재적소에 제공을 못해 곤혹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타이어업계는 제품가 인상과 고인치 타이어 비중 확대 등으로 수익 방어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한국타이어는 18인치 이상 타이어와 전기차 전용 타이어 공급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국타이어는 올 3분기 고인치 타이어 비중이 중국 10%P 등 주요 시장에서 크게 늘어난 바 있다.
한편 반도체 수급난이 점전적으로 완화될 것이란 전망은 4분기 회복세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 동남아 지역의 차량용 반도체 공장 재가동 등으로 완성차 업체들의 차량 생산량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이 정상화되고 있어 신차용 타이어 생산·판매가 호조세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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