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서울 강동경찰서는 빚 독촉에 시달리던 조모(23)씨가 친아버지를 3kg아령으로 수차례 내려쳐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고 20일 밝혔다.조씨는 지난 14일 오전 6시 30분께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한 빌라에 살고 있는 아버지 조모(58)씨를 찾아가 금품을 요구했으나 꾸중을 하는 친아버지를 죽여 존속살해 및 강도살인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3kg짜리 아령으로 아버지의 머리를 수차례 내려친 다음 순금 팔찌(25돈) 등 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들고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경찰 수사 결과 조씨는 석달 전 아르바이트를 그만 두고 일정한 소득 없이 자동차 할부금, 저축은행 대출금 등 2800만원에 달하는 빚 독촉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사채업자인 아버지가 평소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른 새벽에 아버지의 집을 털기로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조씨는 범행 당일 평소 소지하던 열쇠로 현관문을 열지 못하자 문을 두드려 아버지를 불러 용돈을 요구하다 아버지가 “돈이 필요할 때만 찾아오냐”라며 꾸짖는데 격분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경찰 관계자는 “조씨는 16년전 부모님의 이혼으로 어미니와 함께 청주에서 거주하며 아버지를 가끔 찾아 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조씨는 범행현장을 어지럽혀 강도 사건처럼 꾸미고 자신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범행 은폐 방법 등을 검색하기도 했다.경찰은 폐쇠회로(CCTV) 분석과 탐문 수사를 통해 19일 밤 10시 30분께 청주의 한 PC방에서 조씨를 검거했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시인하고 잘못을 뉘우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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