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지난 29일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 이후 서울 및 경기도 내 병원의 장례식장에서는 숨진 희생자 유족의 통곡으로 가득했다.
3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서울시 내 24개 병원 장례식장에 75명의 사망자가 안치됐으며, 경기도 내 18개 병원에서 총 76명의 빈소가 마련됐다.
을지대 경기 의정부병원 장례식장에는 여성 4명과 남성 1명 등 20∼30대 5명의 시신이 임시 안치됐다. 병원 측은 장례식장 건물 지하 1층에 유족 대기실을 마련했다.
숨진 A씨의 어머니는 지하 2층 안치실에서 눈 감은 딸의 얼굴을 보고 그대로 주저앉아 말을 잇지 못했다. 사고 당시 A씨는 신분증을 갖고 있어 신원이 바로 확인됐고, 연락을 받은 유족들도 일찍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또 다른 희생자인 B씨의 유족은 울음 섞인 목소리로 “평소 잘해주지 못해 이대로 보낼 수 없다”는 말을 반복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경기도 부천의 순천향 병원 장례식장에서는도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계속해서 새어 나왔다. 희생자는 겨울이 오기 전 가까이 사는 외삼촌 부부와 함께 캠핑을 떠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그의 외삼촌은 “며칠 전 조카랑 마지막 통화를 했을 때 ‘회사 생활 재밌냐’고 하니 ‘서울 너무 재밌다’고 즐거워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하고 싶은 게 정말 많다고 했다”고 회고했다.
이 병원에는 이태원 참사 피해자인 베트남 국적 사망자의 빈소도 마련된다.
평택 제일장례식장에서는 안치실로 이송된 사망자 7명의 신원 파악이 진행되고 있다. 5명은 각각 수원·하남·고양·대전(2명) 거주자와 외국인으로 파악됐고, 나머지 1명은 미성년자라서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제일장례식장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때 안치실 부족으로 시설을 확충해 시신 16구를 한 번에 모실 수 있는 규모”라며 “유족이 도착하면 경찰과 협의해 시신을 유족이 원하는 장례식장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외에도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는 남녀 시신 각 1구가 안치됐으며, 이 중 남성 희생자의 유족이 한때 연락이 닿지 않아 경찰과 병원 측이 애를 태우기도 했다.
또한 의정부백병원과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에도 희생자 시신 3구가 임시 안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