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신고 묵살' 책임론에 '윗선-일선' 간 '책임 떠넘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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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신고 묵살' 책임론에 '윗선-일선' 간 '책임 떠넘기기'
  • 최재원 기자
  • 승인 2022.11.0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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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근 "현장대응 미흡", 일선에선 "청장 발언에 실망"
경찰직협 "현장 경찰 책임만 물어선 안돼"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입장을 표명을 표명하며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입장을 표명을 표명하며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윤희근 경찰청장이 ‘현장 대응 미흡’을 언급하며 현장 경찰관 대응이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되자 일선에서 호소와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이태원 참사 관련자들의 부실 대응을 수사하고 있으며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윤 청장은 지난 1일 경찰청에서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 현장의 심각성을 알리는 112 신고가 다수 있었는데도 112 신고를 처리하는 현장의 대응은 미흡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진상을 명확히 밝히고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모든 부분에 대해 예외 없이 강도 높은 감찰과 수사를 신속하고 엄밀하게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경찰 지휘부가 져야 할 책임을 열악한 근무 조건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현장 경찰관에게 떠넘겼다는 반감이 현장 경찰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태원 파출소에서 근무 중인 한 경찰관은 경찰 내부망에 “경찰청장의 발언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 용산서 직원들은 무능하고 나태한 경찰관으로 낙인찍혀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어떤 점을 근거로 그런 발언을 하셨는지 궁금하다”는 글을 올렸다.
서울 강서경찰서 소속 한 경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청장이 현장 책임론만 언급한 건 정말 실망스럽다”며 “지휘부의 판단, 그리고 준비와 지원이 미흡했다고 답변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연합은 입장문을 내고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현장 경찰관들에게만 물으려고 하는 것에 대해 매우 큰 우려를 표한다”며 “한 명이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현장에서 헌신적으로 힘쓰고,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현장 경찰관들에게 주된 책임을 묻는 행태를 지켜보지만은 않겠다”고 지적했다. 경찰의 신고 녹취록을 살펴보면 지난달 29일 참사 발생 당시 경찰이 받은 11건의 신고 가운데 8건에서 신고자가 “압사를 당한 것 같다” “사고가 우려된다” “위험한 상황이다”고 언급한 신고를 받았다. 나머지 신고에서도 “통제가 필요하다”며 현장의 심각성이 언급됐다. 경찰은 해당 신고를 출동이 꼭 필요한 ‘코드제로’와 ‘코드1’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사고 발생 직전까지 현장 출동은 4번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일부 시민만 통제하고 돌아선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특별감찰팀은 총경급 경찰 간부 2명을 대기발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한 류미진 인사교육과장(총경)은 치안 상황을 총괄 관리·보고할 의무를 게을리 해 참사를 뒤늦게 파악하고 늑장 보고를 한 사실이 감찰에서 확인됐다. 그는 참사 당일 112 치안종합상황실장을 대리해 서울경찰청장에게 치안 상황을 보고하고, 긴급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 경찰청 상황실에도 보고해야 했다. 현장 책임자인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총경)은 관할경찰서장으로서 현장을 총괄할 의무가 있는데도 뒤늦게 도착해 지휘 관리를 소홀히 하고 보고도 지연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윤 청장은 경찰청 상황1담당관으로부터 지난달 30일 0시14분쯤 최초 보고를 받았다. 전날인 29일 오후 10시15분 이태원 참사 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지 1시간59분 뒤로 29일 11시1분 보고를 받은 윤석열 대통령보다 윤 청장이 1시간13분 늦게 보고를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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