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기동대 참사 85분 뒤에야 현장 도착… 지휘부 뒤늦은 사태파악 때놓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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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기동대 참사 85분 뒤에야 현장 도착… 지휘부 뒤늦은 사태파악 때놓쳐
  • 나광국 기자
  • 승인 2022.11.0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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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투입 부대는 11기동대…오후 11시40분 현장 도착
이후 11시50분, 오전 0시10분, 0시30분, 1시33분 투입
사진은 지난달 30일 경찰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찰이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경찰 기동대는 사고 발생 85분이 지난 오후 11시40분에야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무너진 보고체계 탓에 경찰 지휘부가 사태를 뒤늦게 파악하는 바람에 때를 놓쳐 사고에 대한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다. 6일 서울경찰청이 더불어민주당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사고 발생 이후 경찰 기동대는 모두 5개 부대가 투입됐다.
사고 발생 1시간2분 뒤인 오후 11시17분 11기동대가 용산경찰서로부터 처음 출동 지시를 받고 오후 11시40분 이태원 현장에 도착했다. 출동 지시부터 현장 도착까지 걸린 시간은 23분이다. 11기동대는 사고 당일 용산 일대에서 열린 집회 관리에 투입됐다가 집회가 끝난 뒤인 오후 8시40분부터 용산 지역에서 야간·거점시설 근무를 이어갔다. 종로 거점과 여의도 거점에서 각각 야간 근무를 수행하던 77기동대와 67기동대는 오후 11시33분, 오후 11시50분 각각 서울경찰청 경비과의 출동 지시를 받았다. 77기동대는 출동 지시 17분 만인 오후 11시50분, 67기동대는 이튿날 0시10분 지시 20분 만에 현장에 투입됐다. 서초 거점에서 근무하던 32기동대는 오후 11시51분 지시를 받고 이튿날 0시30분 참사 현장에 도착했다. 외교시설 근무 중이던 51기동대는 이튿날 오전 1시14분에야 출동 지시를 받고 19분 뒤 현장에 투입됐다. 이들 5개 기동대는 당일 저녁 모두 삼각지역사거리∼남영역 구간에서 열린 촛불전환행동 집회에 투입됐다. 오후 8시25분께 집회가 모두 끝난 뒤 각각 맡은 거점과 시설에서 야간근무를 했다. 의경은 모두 8개 부대가 투입됐다. 이들은 모두 이튿날 0시11분에야 서울경찰청 경비과로부터 출동 지시를 받았다. 이처럼 참사 발생 후 경찰 인력 투입이 지체된 것은 경찰 지휘·보고체계가 사실상 무너진 상태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당일 퇴근 후 자택에 머무르다 오후 11시36분에서야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의 전화 보고를 받았다. 김 청장은 이후 오후 11시44분 서울청 경비과장, 48분 112치안종합상황실장, 56분 기동본부장에게 가용 부대를 급파하라고 각각 지시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당시 충북 제천을 방문해 등산 후 캠핑장에서 취침 중이었고, 경찰청 상황담당관의 문자메시지·전화 보고를 놓쳤다가 다음 날 0시14분에서야 보고를 받았다. 이후 5분 뒤인 0시19분에 김 청장에게 총력대응을 지시했다. 사고 발생 후 2시간이 지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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