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투자손실 확대…연쇄부실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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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투자손실 확대…연쇄부실화 우려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2.11.13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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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진에 레고랜드 사태발 자금조달시장도 경색
해외사업 손실‧채무불이행 위험, 계열사에 퍼질 우려
경기부진 및 자금조달시장 경색 등으로 부실화된 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해 기업집단 내 리스크가 번질 위험이 있다. 사진은 대출 상환 문제를 겪고 있는 서울 내 한 공사현장. 사진=연합뉴스
경기부진 및 자금조달시장 경색 등으로 부실화된 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해 기업집단 내 리스크가 번질 위험이 있다. 사진은 대출 상환 문제를 겪고 있는 서울 내 한 공사현장.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글로벌 경기부진 탓에 대기업집단의 투자손실이 확대되는 속에 자금조달시장도 경색되면서 연쇄부실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출 상환이나 손실을 메꾸는 운영자금 조달이 힘들어지며 계열사가 지원하고 나서 리스크가 번지는 양상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해외 신규 사업 등에 투자했던 프로젝트가 지정학적 리스크로 지연되거나 무산되면서 여기서 손실이 나고 이를 메꾸기 위해 회사채를 조달하거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사례가 빈번해졌다. 예전과 다르게 레고랜드 사태 후 회사채 시장이 경색되고 자산시장도 부진한 상황이라 차입과 유상증자 등 자본조달 역시 녹록지 않은 형편이다. 앞서 중동 사업부실을 청산하고 나선 한화건설이 모기업에 흡수합병 되는 것과 롯데건설에 대한 계열사의 차입・유상증자 지원 등이 이와 비슷한 유형이다.

최근에는 한온시스템이 회사채 조달에 나섰지만 지난달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미매각이 발생했다. 회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 따른 알루미늄 등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과 공급망 경색에 따른 운송비 증가 영향으로 수익성이 둔화된 모습이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보다 12.5% 감소했다. 중국 코로나19 봉쇄가 이어졌던 현지 계열 법인 등에서 주로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도 확인된다.

회사는 현대차, 기아 등 국내 완성차로부터 주요 매출이 발생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리스크에도 노출돼 있다. 완성차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체제가 완성되지 않은 상황으로 법안 시행 후 전기차 보조금 혜택이 사라지면 타격이 생긴다. 현대차, 기아는 미국 내 전기차 설비 투자 계획을 앞당겨 시행 중이며 법안에 대응하고자 하나, 보조금 미지급 기간이 생기면 후방 부품업체들까지 차량 판매부진 영향이 미칠 수 있다.

대신증권은 한온시스템에 대해 회사채 이자율이 높아진 상황에서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물량도 늘어나 이자 비용 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3000억원 규모 회사채의 평균 이자율은 6.4%다. 기존 평균 이자율 2.3%에서 약 3배가량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최근 유상증자에 나선 KC코트렐도 중국사업 투자 손실이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지난해 46억4761만원 영업이익을 거둬 전년비 흑자전환했지만 기타손실이 커지며 올 반기말 기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반기말 기준 기타손실 중 대손상각비가 74억266만원을 차지했다.

이와 관련 KC코트렐은 중국 소재 관계회사인 KC에너지테크놀로지의 정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앞서 KC코트렐은 KC에너지테크놀로지에 대해 프로젝트 발주를 하고 공사 선급금을 지급했지만 해당 프로젝트가 중단됨에 따라 선급금을 대여금으로 계정대체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장기대여금이 37억6242만원, 단기대여금이 10억3432만원으로 인식됐다. KC코트렐은 해당 금액 모두 대손충당금을 설정했다. 당초 KC에너지테크놀로지는 모회사의 발주를 매출로 잡았으나 사업 중단돼 모회사에 대규모 대손상각비를 안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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