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15일 파주의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질식사고는 콘크리트 양생 작업 중에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양생 작업은 난로 등으로 콘크리트를 굳히는 작업으로, 특히 겨울철 밀폐된 현장에서 숯탄이나 갈탄 등을 난로 연료로 사용하면 일산화탄소가 쌓여 사망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오후 4시 50분께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서 양생 작업이 진행 중이었고, 근로자들이 일산화탄소 중독 증상을 보이며 쓰러졌다.
경찰에 따르면 지하 2층에서 난로를 피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발생 후 몇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유독 가스가 가득 차 있는 상태"라며 "콘크리트 작업을 위해 밀폐된 상태에서 난로를 피워 일산화탄소가 축적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원인은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에 대구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다.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양생 작업 중 갈탄 난로를 사용하다 근로자 4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치료를 받았다.
2019년 1월에는 경기 시흥시의 공사현장에서 갈탄을 피우고 양생 작업을 하다 근로자 2명이 숨지기도 했다.
매년 겨울 비슷한 사고가 발생해 노동부 등 당국은 양생 작업 시 주의 사항을 경고하고 현장 점검도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숯탄, 갈탄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콘크리트를 굳히기 위해서는 현장의 열을 보존하기 위해 천막으로 공간을 가리는데, 이때 난로에서 나온 일산화탄소도 빠져나가지 못해 작업자들이 질식하는 것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2011∼2020년 10년간 일어난 건설업 질식재해 25건 중 17건(68.0%)이 콘크리트 보온 양생 작업으로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사고를 예방하려면 유해가스 농도를 확인한 뒤 작업해야 하며, 불가피하게 고농도 상태에서 작업해야 하면 산소호흡기나 송기 마스크(작업자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호흡용 보호구)를 착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