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여이레 기자 | 인공지능(AI)과 서버용 D램 반도체 등 새로운 시장 수요가 증가하면서 SK하이닉스의 하반기 반등이 기대된다. 미국 반도체 지원법과 무관하게 첨단 패키징(반도체 후공정) 공장 건설도 예정대로 추진한다.
3일 NH투자증권은 3분기부터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수급 반등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전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점유율 24%를 기록하며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 챗봇 서비스 분야가 반도체 수요의 새로운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메모리반도체는 IT 기술 진화의 중추적 역할 수행할 것”이라며 “AI 시대에 일어날 기술 혁신의 중심에는 항상 메모리반도체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챗GPT 등 AI 시대가 펼쳐지고 관련 기술이 진화하면서 글로벌 데이터 생성, 저장, 처리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최고속 D램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개발하기도 했다.
높은 수준의 패키징 기술이 필요한 HBM을 요구하는 주요 미국 고객사들을 위해 현지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도 진행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7월 미국 내 후공정 공장과 연구개발(R&D) 센터 건립 등을 위해 150억달러(약 19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 서버용 DDR5의 세대교체에 빠르게 대응하고 기술 우위를 통해 퀀텀점프를 노린다.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인텔을 필두로 올해 신규 D램 규격인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메모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지난 1월 DDR5를 지원하는 신규 CPU 사파이어 래피즈를 공개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1년 인텔 낸드 사업 부문(솔리다임)을 10조3000억원에 인수했고 같은해 8인치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키파운드리’(옛 매그나칩 파운드리 부문)를 인수했다.
박 부회장은 “반도체 불황 영향으로 솔리다임이 부진한 성과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eSSD(엔터프라이즈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를 가장 먼저 한 조직으로 이 분야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현재 SK하이닉스와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고 2023년에는 반드시 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올해에도 성능 제품 양산을 위한 필수 투자와 R&D, 인프라 투자를 지속한다. 박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SK하이닉스 주주총회에서 “올해 하반기 시장 전망이 상반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 상황에 맞게 생산 속도를 유연하게 조절해 기술력에 걸맞는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추가 감산 여부에는 “안 한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