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안정…한미 금리 격차 프레임 벗어나야"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로 동결하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한은의 이번 결정에는 여전히 높은 물가 상황뿐 아니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한은이 올해 세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유지하면서, 통화정책 긴축 기조의 종료 시점이 가까워졌다는 관측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인하엔 선을 그었다.
25일, 한은 금통위는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에서 동결했다.
이창용 총재는 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기준금리 동결을 '금리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최종 기준금리와 관련해 금통위원 모두가 3.75%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최종금리수준은 금통위원 모두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크게 두 가지 이유인데 첫 째는 소비자물가가 예상한대로 둔화되고 있지만 근원 물가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 근원물가 속도를 점검하자는 데 공감했고 두 번째는 미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지 계속할지, 외환시장 영향이 어케될지 지켜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5%로 유지했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당초 전망치인 3.0%에서 3.3%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또 "호주도 정지(포즈·pause)하고 지켜본다하고 올렸다"며 "한국은 왜 못할 것 같냐, 절대로 못할 것이라곤 판단 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가가 우리 생각대로 가는지, 해외 주요 은행의 결정, 우리 자본 흐름, 환율 흐름 등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며 "금통위원이 몇 개월을 열어 두고 봐야 한다는 건 심각하게 올릴 수 있는 상황이 있(을 수) 있으니 열어 두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이날 지난 2월, 4월에 이어 3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3.7%)은 지난달 14개월 만에 3%대에 진입하는 등 오름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무역적자가 계속돼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전문(통방문)을 통해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가공식품 가격의 오름세가 둔화돼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둔화 흐름을 지속했다"며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의 둔화 속도는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 양호한 서비스 수요 등으로 당초 전망보다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또 이창용 총재는 연내 이하 가능성에 대해 "이전에도 연애 인하 기대 과도하다 했고 금통위원도 같다"며 "미국처럼 못박지 않는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먼저 300bp(3.00%포인트) 올라간 금리가 어떻게 영향을 줄지 지켜볼 필요가 있고 둘째는 미 연준이 금리를 어떻게 결정할지 불확실한 상황이라 미국의 자금흐름이나 환율 영향을 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인 것은 국내 금안 상황인데 지난해보다 개선됐지만 금리를 조급하게 내리면 금융 불안정이 촉발될 위험이 없는지 검토해야할 것"이라며 "금리인하는 2% 수렴 전까진 언급하기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6%에서 1.4%으로 낮췄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5%로 유지했다.
이창용 총재는 "IT반도체 경기가 생각보다 회복이 연기되고 중국 회복속도도 생각보다 느리고, 성장내용도 내수중심이라 주변국 긍정효과 느려 그게 주 요인"이라며 "IT섹터 제외하면 저희 성장률이 1.8%라며 '상저하고' 패턴이 유지되고 있어 1.4% 성장률이 비관적이거나 경제가 파국이 된다고 보도되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물가에 대해선 "연말 3% 내외 수렴 가능성은 지난달보다 명확해졌고 2%로 내려갈지는 연말 뒤에 일어날 일인데 오히려 확신이 줄었다"며 "줄은 이유는 물가상승률 둔화 이유가 7월 이후 올라간 유가상승 기저효과인데 이것이 사라지면 소비자와 근원물가가 같이 움직이게 되는데, 비용 상승으로 전가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외화 유출과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에 대해선 "한미 금리 격차 프레임워크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계속해서 1.75%포인트 벌어지면 환율 절하될 것이라고 했는데 큰 틀에서 보면 경험적으로 이자율 격차 커져도 미 중앙은행 금리 안 올린다는 시그널에 환율 오히려 내려갔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리 격차는 기계적인 것이 아니고 다른 요인을 봐야 한다"며 "하나의 위험요인으론 보지만 이자율 프레임은 경험에도 맞지 않고 이론에도 맞지 않다"며 "지난해 9~10월 미국이 75bp(0.75%포인트)씩 올릴 때 개입 통해 환율 자체 절하 스피드 조정했고 쏠림현상 완화에 효과 있었는데 앞으로도 그럴 것이냐고 물으면 펀터멘털 때문인즈 쏠린현상 때문인지 다른 이유인지 판단할 것이고 쏠림현상(이면) 막는 쪽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