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전환 "양당 주도 논의로 아무것도 못한 상황"
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헌법재판소가 각 정당이 받은 득표율에 비례해 의석 수를 산출, 50% 정도 배분하는 방식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규정한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다고 결정해 선거제 개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20일 공직선거법 189조 2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이를 놓고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그 다음 날인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헌재는) 과거 병립형 선거제도 보다 비례성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거대 정당의 위성정당을 통제하는 제도 마련까지 필요하다고 했다"며 "위헌 주장을 앞세우며 극단적 정쟁으로 몰아갔던 국민의힘은 헌재 결정에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있다. 공당으로서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 법안 철회, 헌제 결정 취지에 따른 비례성·대표성 개선 위한 선거제 마련, 실질적인 위성정당을 막을 수 있는 결의 및 제도 마련 등을 촉구했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대변인은 이날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선거제 개편 관련으로 국민 대상 공론조사를 했을 때도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지지가 나쁘지 않았던 것도 확인했다"며 "지금은 (선거제 개편 관련 논의가) 너무 늦어지고 있지만 개편 방향성에 대해 사표가 없게 하는 방안을 만들기 위한 논의들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국민들의 표가 사표가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양당의 표가 더 집중되는 경향도 있다"며 "그래서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인이나 정당을 뽑을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대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거제 개편을 놓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중심으로 논의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시대전환 관계자는 "거대 정당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는 것을 통해 개편이 과연 가능할까"라며 "사실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양당이 주도 하에서 논의되다가 결국 아무것도 못한 상황"이라며 "선거제 개편에 관해 시민들한테 맡겨서 민주적 절차를 거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앞서 헌재는 20일 자유한국당 당시 의원들과 시민단체 등이 청구한 공직선거법 헌법소원 심판 사건을 놓고 "입법자(국회)가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형성하는 데 있어 헌법 제41조 제1항에 명시된 보통·평등·직접·비밀 선거의 원칙과 자유선거 등 국민의 선거권이 부당하게 제한되지 않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며 "정당의 투표전략으로 인해 실제 선거에서 양당 체제를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이유만으로 의석 배분 조항이 투표 가치를 왜곡하거나 선거 대표성의 본질을 침해할 정도로 현저히 비합리적인 입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