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B·IMF·OECD 한국 성장률 전망치 줄하향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8.2% 감소해 주요국 중 세 번째로 크게 감소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은행을 통해 집계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세계은행(WB)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3만2142달러로 나타났다. 2021년(3만4998달러)보다 8.2% 감소한 수준이다. 일본(-15.1%)과 스웨덴(-8.5%)에 이어 세 번째로 감소율이 컸다.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2021년에 이어 47개국 중 세계 23위였다. 지난해 우리나라 명목 GDP는 달러 기준 1조6773억달러로 전년(1조8177억달러)보다 7.9% 줄어들었다. 우리나라의 명목 GDP는 전 세계 13위로 추정된다. 2021년 10위에서 3계단 하락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GDP가 크게 감소한 이유는 지난해 원화 가치가 크게 하락한 탓이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 평균은 1291.75원으로, 2021년 1144.32원보다 12.9% 올랐다. 원화 기준으로는 우리나라 명목 GDP가 2161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9% 증가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달러 기준 GDP가 감소한 것은 환율이 12.9%나 상승한(원화 가치 하락) 영향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원화 약세뿐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할 동력이 저하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세계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둔화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10개월 연속 수출이 줄었다. 최대수출국인 중국 경제의 회복도 예상보다 더뎌지는 모양새다. 중국 수출은 지난해 3월 156억4233만달러에서 최근 100억달러 안팎으로 줄었다. 이에 더해 고금리가 지속하고 주택 시장이 침체하면서 민간소비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 전망도 밝지 않다. 주요 국제 기관에서는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하향 조정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25일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1.5%에서 1.4%로 0.1%p 하향했다. 작년 7월부터 5차례 연속으로 낮춘 것으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로 0.2%포인트(p) 올린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에 대해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지난 4월보다 0.2%p 낮춘 1.3%, OECD은 지난 6월 1.5%로 전망했다. 정부(1.4%), 한국은행(1.4%), 한국개발연구원(1.5%) 등도 줄줄이 낮췄다.
진선미 의원은 “불과 2년 전 경제규모 세계 10위이자 세계 GDP 비중 2%를 차지했던 우리나라의 성장지표가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급격하게 악화되어 10년 전 수준으로 회귀하는 국면”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