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박주연 기자]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부인인 고 이정화 여사의 시신이 지난 8일 오전 7시 20분께 빈소가 마련된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졌다. 상주인 정의선 부회장과 설영흥, 최한영, 이정대, 김동진 부회장 등 각 계열사 임원들은 이 여사의 운구를 직접 영접하며 깊은 애도를 표했으며, 빈소에는 이 여사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한 정·재계 인사들의 안타까운 발길이 이어졌다.
유명세를 타며 활발한 사회 활동을 꾸려가는 여느 그룹 총수 부인들과는 달리, 이 여사는 그동안 바깥활동을 자제하며 현대기아차그룹이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기까지 ‘보이지 않는 경영’을 홀로 해 왔다. 다름아닌 평생을 ‘조용한 내조’로 남편과 또 자식들의 큰 버팀목이 됐던 것.
마음 속 최고의 경영자이자 지지자였던 소중한 어머니를 보내야 하는 정의선 부회장의 얼굴은 유난히 슬픔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정·재계 거물급 인사들 빈소 찾아
빈소에는 수많은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사람은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였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했던 8일 오전 10시45분께 김 여사는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 등 수행원들과 함께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이 공식적으로 조문객을 받기로 한 시점인 이날 정오보다 1시간 15분 정도 일찍 빈소를 찾은 김 여사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큰딸 성이씨, 둘째딸 명이씨 등 유족들을 위로하며 10분 가량 자리를 함께한 뒤, 정 회장의 배웅을 받으며 장례식장을 떠났다.
공식 조문은 정오부터 시작됐다. 역시 ‘현대家 큰어머니’답게 최태원 SK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재계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고인의 영정 옆에는 이 대통령의 조화가 놓여졌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건희 전 삼성 회장도 조화를 보내는 등 정·재계 인사들은 한마음이 돼 고인에게 깊은 애도를 표했다.
재계 인사로는 처음으로 코오롱그룹의 이웅렬 회장이 빈소를 찾았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강덕수 STX 회장 또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등도 이날 오후 3시께 조문을 마쳤다.
정치권 조문행렬도 이어졌다. 정운찬 국무총리를 비롯해 한나라당 박재순·송광호 최고위원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한편, ‘범 현대家’ 친인척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고 정몽헌 회장의 부인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맏딸 정지이 현대 U&I 전무와 함께 빈소를 지켰고,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도 오후 2시 20분께 빈소를 찾았다. 고 정주영 회장의 4남 고 정몽우 씨의 아들인 정일선 비앤지스틸 대표와 정대선 비에스엔씨(BS&C) 대표도 문상객을 맞았다.
정의선 부회장, “찾아주셔서 감사해”
누구보다 슬픔이 가득했던 상주 정의선 부회장은 운구를 영접한 뒤, 이 여사의 영정 앞에 음식과 술을 올리며 어머니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정 부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조문객들에게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며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