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법 전문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도"
김명수 대법원장 임기 만료 임박···보고서 합의 난망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여야가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틀 연속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필두로 한 야당은 이 후보자의 재산 증식 과정과 탈세 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고, 여당은 이를 적극 방어하는 데 주력했다.
대법원장 임명 동의에 관한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20일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신문을 실시했다. 증인으로는 이 후보자의 처남으로 운전학원을 운영 중인 김형석 '옥산' 대표이사와 함께 판사로 근무했던 이경춘 전 서울회생법원장, 참고인으로는 조세법 전문가인 황인규 강남대 조세범죄연구소 교수가 출석했다.
야당은 이 후보자의 장인이 부산 만덕도 산을 구입해 증여하는 과정에서 탈세 및 농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과정이) 굉장히 이상하다"며 "취득세나 증여세를 탈루하기 위해 법을 악용해 상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 교수는 "이상한 점은 당시 토지를 계약하고 매입 대금 전액 납부한 후 등기를 안 했던 것"이라며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증여로 취득했는데도 매매로 등기했다면 그 역시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상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전혜숙 의원은 이 후보자 소유의 부산 동래구 땅 농지법 위반 의혹을 겨냥해 "서류상으로는 농지로 돼 있지만 주차장 등으로 이용하면 농지법 위반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승남 의원도 "상습적인 부동산 지분 쪼개기와 미성년자 등에 대한 사전 상속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재산을 증식시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황 교수의 의견에 적극 반박하며 이 후보자를 비호했다. 전주혜 의원은 "(황 교수가) "이 사건을 직접 다뤄봤냐"며 "현장에 직접 가보거나 등기부등본을 봤느냐"고 따져 물었다.
장동혁 의원도 황 교수가 민주당 소속 의원실 비서관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구체적인 사실 관계없이 너무 극단적으로 답변한다"며 "가보지도 않고 단정적으로 말하니 당혹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전제 사실 없이 그냥 '문제가 될 수 있다' '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하니 듣는 국민이 어떻게 판단하겠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김명수 대법원장 임기 만료(24일) 등을 고려했을 때 인청특위는 이날까지 보고서 채택을 완료해야 한다. 하지만 야당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의견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기간 내 합의 처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