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선 연립 여당, 과반 실패…정계 소용돌이로
상태바
日총선 연립 여당, 과반 실패…정계 소용돌이로
  • 이현민 기자
  • 승인 2024.10.28 08: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시바, 사퇴 질문에 "생각하지 않는다"
자민당, 56석 감소한 191석 차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현민 기자  |  일본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이 27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15년 만에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계는 큰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28일 교도통신과 공영방송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191석을 차지했다. 공명당은 24석을 얻었다.

자민당과 공명당 의석수 합계는 215석으로 중의원 465석 과반인 233석에 미치지 못했다. 두 정당은 선거 전 의석수가 각각 247석, 32석 등 총 279석이었다.

지난해 연말 불거진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 파문, 고물가에 따른 실질임금 감소 등이 선거 패배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자민당·공명당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놓친 것은 옛 민주당에 정권을 넘겨준 2009년 이후 15년 만이다.

자민당은 2012년 옛 민주당 내각으로부터 정권을 탈환한 것을 시작으로 2014년, 2017년, 2021년 등 4차례 총선에서 매번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해 왔다. 

반면 선거전에서 '정치 개혁'을 외치며 자민당 비자금 문제를 집중적으로 공략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기존 98석에서 148석으로 약진했다.

우익 성향 야당인 일본유신회는 44석에서 38석으로 세력이 감소했다. 국민민주당은 7석에서 28석으로 의석수가 크게 늘었다.

총선으로 제1야당이 된 정당이 전체 의석수의 30%에 해당하는 140석 이상을 확보한 것은 2003년 민주당이 177석을 얻은 이후 21년 만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자민당·공명당과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이른바 '헌법 개정 세력' 전체 의석수는 개헌안 발의 가능 의석인 310석(전체 3분의 2)에 모자라는 297석이다. 향후 자민당이 추진하는 개헌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이 과반을 놓치면서 일본 정계는 연정 확대, 정권 교체, 이시바 총리 퇴임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펼쳐지게 됐다.

요미우리는 "정권 구성을 위한 여·야당 공방이 시작돼 정국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1일 취임한 이시바 총리는 태평양전쟁 이후 최단기간에 중의원을 해산해 조기 총선을 치르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선거에서 참패하며 책임론을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 등 독자 정책 추진 동력도 얻기 힘들어졌다. 당내에서는 반대파를 중심으로 '이시바 끌어내리기'가 벌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자민당은 일본유신회나 국민민주당 등 다른 정당을 포섭해 의석수 과반을 확보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들 정당은 선거 전 연정 참여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시바 총리는 개표 중 방송 인터뷰에서 "연립(연정 확대) 등 여러 방법이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거취에 대한 질문에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앞으로 우리가 내건 정책 실현을 위한 노력을 최대한으로 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사실상 사임에 부정적 의사를 내비친 셈이다.

야당은 산술적으로는 결집을 통해 정권 교체를 할 수 있지만, 많은 지역구에서 후보 단일화에도 실패한 터라 단일 총리 후보를 추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는 다른 당과 협력과 관련해 "성의 있는 대화를 시작하고 싶다"며 "특별국회에 어떻게 임할지부터 논의를 시작해 그 뒤에는 당연히 내년 여름 참의원(상원) 선거전도 전망하면서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별국회는 중의원 해산에 의한 총선 후 1개월 이내에 소집되는 국회로, 총리 지명과 상임위원회 구성 등을 새로 하게 된다.

입헌민주당은 내년 참의원 선거 등 정치 일정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다른 정당과 연대를 모색하며 정권 탈환 전략을 짤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언론은 자민당이 일단 제1당 지위는 유지한 만큼 무소속 의원 영입, 일부 야당과 연계를 통해 연립 정부를 확대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예상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