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대 정원 확대' 이례적 한목소리…협치 물꼬 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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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대 정원 확대' 이례적 한목소리…협치 물꼬 틀까
  • 염재인 기자
  • 승인 2023.10.18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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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료계 반발에 속도 조절…확대 방침은 유지
여야정 협의체 구성 가능성…세부 이견 조율 관건
서울 시내에 위치한 한 의과대학 앞을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에 위치한 한 의과대학 앞을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가 의료인력 확충을 위한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관련해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면서 향후 협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의료계의 거센 반발에 관련 발표를 미루고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의대 정원 확대 방침은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하는 만큼 향후 여야정 협의체 구성 등 협력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다만 공공의대 등 세부 사항에 이견을 보이면서 합의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대해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의대 정원 확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이번만큼은 정부와 의료계가 파업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야당도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움직임을 환영한다"며 "모처럼 정부가 좋은 정책을 발표한다고 하고 여야 모두 찬성하니 국민과 미래를 위해 더 좋은 의료 인력 확보를 위한 정책협의에 나서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그간 극한의 대립을 보여준 여야가 같은 입장을 보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정부의 방침에 여야 지도부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의 비윤계, 민주당의 친명계와 비명계 등에서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여야 의원들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강하게 추진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 정원 확대는 이미 오래전에 했어야 하는 정책“이라며 "저는 정부가 이번만큼은 물러섬 없이 끝까지 개혁을 완수해 주실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전남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의원 10명(김승남·김원이·김회재·서동용·서삼석·소병철·신정훈·윤재갑·이개호·주철현)도 지난 17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전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다”며 “의대 정원 확대와 함께 전남권 의대 신설과 지역 의사제 도입을 병행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야당이 윤 정부 정책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는 배경에는 의대 정원 확대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려던 정책이기 때문이다. 당시 문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 등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의료계 반발에 부딪히면서 뜻을 접은 바 있다. 

여야가 의대 정원 확대 추진을 계기로 '대립 정치'에서 '협치'로 방향 전환에 성공할지도 주목된다. 여야는 의대 정원 확대 관련 '여야정 협의체' 구성 등에 긍정적인 반응이지만, 공공의대 등 세부적인 내용에서 의견이 갈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소아과, 산부인과 등 필수 의료 붕괴를 막고, 의료의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필수 의료 기반 확충을 위해 공공의대와 지역의대 설립과 지역 의사제가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정부는 19일 예정된 의대 정원 확대 규모와 시기 등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료계 반발에 이를 무기한 연기했다. 당초 정부는 이날 의대 정원 확대 규모도 발표에 포함시킬 계획이었다. 다만 의대 정원을 대폭 늘리겠다는 방침은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계 반발을 감안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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