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7조 예산전쟁' 돌입…여야, 사정기관·R&D 예산 충돌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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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7조 예산전쟁' 돌입…여야, 사정기관·R&D 예산 충돌 불가피
  • 문장원 기자
  • 승인 2023.11.12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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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결위 소위, 14일부터 감액 심사…20∼24일 증액 심사
민주, 권력기관 특활비 예산 등 삭감 예고
국민의힘 "'묻지마 삭감'…정부 정책 발목 잡기"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국회가 이번 주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원회를 가동하고 656조 9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감액·증액 심사에 들어간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찰·경찰·감사원 등 사정기관 예산을 삭감하고 연구개발(R&D)을 증액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만큼 이를 두고 국민의힘과 치열한 힘겨루기가 펼쳐질 전망이다.

12일 국회에 따르면 예결위는 지난주 부별 심사와 종합정책질의를 마치고 14일부터 소위원회를 가동한다. 소위는 17일까지 감액 심사, 20∼24일 증액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예산안 처리 법정기한은 다음 달 2일로, 예결위는 30까지 예산안을 의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예산을 둘러싼 여야 간 입장 차이가 커  올해도 법정 시한을 넘겨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 나온다. 지난해에는 사상 초유의 준예산까지 거론될 정도로 여야의 강경 대치가 이어지며 법정 기한을 3주나 넘겨 예산안을 처리한 바 있다.

특히 민주당이 대통령 비서실과 법무부, 감사원 등 권력기관 중심으로 증액된 업무추진비와 특정업무경비 등 불요불급한 예산을 최소 5조원 이상 삭감하겠고 예고하면서 이를 둘러싼 여야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검찰과 국정원, 경찰 등 14개 정부 기관의 특수활동비에 대해선 별도의 '특활비 태스크포스'까지 꾸려 현미경 심사를 통해 사용 내역이 소명되지 않는 경우는 모두 도려낸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서 삭감된 예산으로 R&D 예산과 지역화폐, 새만금 사업 예산을 늘리겠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R&D 예산을 비롯해 지역화폐, 청년 내일 채용공제, 희귀질환자 치료 지원 예산 등을 전액 또는 대폭 삭감한 반면, 검찰 특활비는 올리고, 불필요한 홍보성 예산과 각종 부실성 예산은 늘리는 몰염치 보이고 있다"며 "민주당은 민생 예산은 회복하고, 국민 기만 예산은 철저하게 검증해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 민생을 살리는 지역화폐 예산을 반드시 반영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미래 예산인 R&D 예산을 회복시키고, 청년들의 교통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청년 3만 원 회수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사정기관 예산안 삭감을 겨냥한 민주당의 공세를 최대한 방어한다는 입장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난 7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대통령실, 법무부, 감사원 등 기관을 지목해 업무추진비와 업무경비를 깎겠다는 것은 손발을 묶어 그 기능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또 대통령실 해외 순방비 등 예산 삭감 주장에 대해서도 "동유럽 무기 수출, 중동 건설 참여 확대 등 지금까지 대통령 해외순방으로 얻은 국익은 실로 막대하다"며 "민주당이 만약 예산 감액으로 정상외교에 족쇄를 채운다면 이는 곧 국익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사정기관 특활비 삭감 추진 배경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정부 관련 수사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위례 개발 특혜, 성남FC 불법 후원금, 대북 송금 의혹과 문재인 정부의 월성 1호기 경제성 통계 조작 의혹을 철저히 밝혀내고 있는 검찰과 감사원에 대한 묻지 마!  예산삭감은 그 기관들에 대한 길들이기"라며 "민생이 최우선이라며 민생예산 증액을 외치지만 실상은 정부의 힘을 빼고 권력 기관을 길들이기 위한 감액 예산에 더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드는 것은 비단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야당이 제대로 된 심사도 하기 전에 '묻지마 삭감'을 예고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을 발목 잡고, 민주당에 대한 수사와 감사를 훼방할 목적으로 국회 예산심사권을 악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R&D 예산의 경우 인재 양성 관련 부분 등에 대해서는 일부 증액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지만, '구조개혁'이라는 측면에서는 전반적인 삭감 기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7일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R&D다운 R&D 구조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며 "신산업 혁신 기술과 기초과학 투자는 확충하고, 비효율이나 낭비·이권 카르텔 부분은 지양해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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