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PF 연체율 17% 훌쩍… 내년 실적전망까지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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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PF 연체율 17% 훌쩍… 내년 실적전망까지 ‘먹구름’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3.11.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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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금리 오르며 채권 평가 손익에도 ‘빨간불’
국내외 부동산 리스크 커지며 대규모 부실 우려
증권사들이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리스크가 부상하며 실적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권사들이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리스크가 부상하며 실적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고금리 지속과 부동산PF 부실 우려가 겹치면서 국내 증권사 실적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시장에선 내년까지 증권업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우선 금리 불확실성으로 인해 채권평가손실 커지면서 증권사 수익성을 발목 잡고 있다. 이는 하반기 들어 채권금리가 다시 오르면서 증권사 실적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빅5(자기자본 규모 순) 증권사들은 채권금리가 오르면서 운용수익에 불똥이 튀었다. 올 들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채권금리가 하락세를 보이자 운용채권 규모를 다시 늘린 탓이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빅5 증권사의 올해 6월 말 운용채권 규모 합은 106조6824억원이다. 앞서 이들의 운용채권 규모는 지난해 12월 101조1791억원, 올해 3월 말 102조9512억원으로 점차 늘려왔다. 

이 중 미래에셋증권(28조4635억원)과 한국투자증권(25조2372억원)의 운용채권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서며 손실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KB증권(17조9413억원)과 NH투자증권(17조7161억원), 삼성증권(17조3242억원) 순을 기록했다. 

앞서 국내 증권사들이 채권 운용 실적 덕에 상반기 호실적을 낸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지난해 치솟던 시중금리가 올 초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채권 운용 실적이 반등했지만 다시 금리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채권 관련 손실 외에도 부동산 리스크가 커지는 것도 불안 요소다. 중소형사의 경우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 부담이, 대형사는 해외 부동산 투자에 따른 손실 부담이 기업은행(IB) 부문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올해 증권사의 부동산 PF 위험노출액(익스포져)은 6월말 기준 28조4000억원에 육박한다. 연체율도 심각하다. 올해 6월 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17.28%에 달하며 대출 잔액은 5조5000억원이다.

증권사 부동산 PF 사업은 지난 코로나19시기 저금리로 호황을 보였다. 하지만 고금리 여파가 지속되면서 사업 진행이 지연되거나 중단되면서 부실화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 증권사는 보통 본 PF사업 전 브릿지론이나 대출을 담보로 한 유동화증권(ABCP 등)을 발행, 매입약정 등 보증 형태로 수수료를 받는다. 그런데 금리상승으로 사업이 부실화하면 보증채권 대납 인수 또는 보유채권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게 된다. 

증권사들이 투자했던 해외 부동산은 상황이 국내보다 더 심각하다. 해외부동산 투자의 경우 주요 투자국의 시장 침체로 투자손실이 발생하고 있고 향후 투자위축 및 손실 규모 확대가 지속될 전망이다. 올 상반기 기준 국내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 투자 규모액은 8조3000억원으로 전체 금융권의 15%에 달한다. 

앞서 국내 증권사와 운용사들은 저금리가 한창이던 지난 2017년부터 미국과 유럽 위주로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 투자를 공격적으로 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확산하면서 오피스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전 세계적인 고금리 장기화 기조와 맞물려 해외 부동산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국내 증권사들은 후순위 투자를 많이 해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을 대부분 떠안아야 한다. 부동산 PF부실과 해외 부동산 리스크 등으로 인해 증권사들이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해서 손실이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은 하반기에도 금리 변동성과 부동산 금융 불확실성으로 비우호적인 증권업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 선진국의 고물가, 고금리 상황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금융시장이 단기간 내 안정화될 가능성에 대해 예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주요 증권사들 실적 역시 좋지 않다. KB증권·NH투자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하이투자증권·BNK투자증권의 3분기 순이익 합계는 213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4318억원) 대비 49% 감소한 수준이다.

김예일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업권 내 일정 수준 이상의 경쟁 지위와 신용도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이기에 현재 비우호적인 증권 업황을 상당 부분 설명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금리 상승, 운용 실적 저하, IB 부문 수수료 수익 감소, 대체투자 등 평가손실, 부동산 PF에 따른 충당금 설정 등이 주요 요인인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 수석애널리스트는 “아직까지는 상당 규모의 브릿지론이 만기 연장을 통해 부실화가 지연되는 상황이지만, 앞으로 선별적인 만기 연장과 재구조화로 부동산 PF 시장의 기조가 변할 경우 미뤄뒀던 부실이 빠르게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슈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연간으로 대규모 충당금 적립, 부실채권 상각 등을 완료하겠지만 적어도 2024년 상반기까지 보수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국내외 보유투자자산에 대한 건전성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자산 연체율, 채무보증 비율, 조정 유동성비율 등 PF 관련 주요 지표들이 꾸준히 개선되는 모습으로 안정성 증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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