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이상민 첫 탈당에···민주, 비주류 추가 이탈 촉각
상태바
'비명계' 이상민 첫 탈당에···민주, 비주류 추가 이탈 촉각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3.12.04 16: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민 "고쳐 쓸 수 없는 상황···자정 기능 없어"
민주, 李 탈당 맹비판···추가 이탈 가능성은 낮아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1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도중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1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도중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상민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면서 총선을 앞두고 '첫 비명계(비이재명계) 탈당'이 이뤄졌다. 민주당은 이 의원이 '명분 없는 탈당'을 했다고 비판하면서도 비명계의 후속 탈당에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이 의원은 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민주당이 이재명 사당이 됐다"며 "이 대표 영장이 기각되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이 대표 유일 체계가 공고화됐다. 저 같은 사람이 얘기하는 것은 아예 공간도 없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도저히 고쳐 쓸 수 없는 상황이다. 공당으로서의 역할이 없다"며 "당의 도덕성이 실추되는 것들이 많은데도 자정 기능이 그냥 멈춰 서 있다"고 탈당 이유를 전했다.

최근 들어 연일 탈당 가능성을 거론했던 이 의원은 지난 3일 입장문을 내고 탈당을 공식화했다. 이 의원은 탈당문에서 "개딸당으로 전락한 지금의 민주당에 대한 저의 희망과 꿈을 접지 않을 수 없다"며 "더 이상의 기대와 노력은 무망하고 무용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현재 탈당계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의원이 개인적 욕심 때문에 당을 버렸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전용기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이 의원은 결국 본인이 꿈꾸는 국회의장직을 위해 당과 동지들을 버리는 선택을 했다"며 "그런데 저는 '꿈 깨시라'는 얘기를 드리고 싶다"고 직격했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5선을 했는데 '민주당의 정체성을 잘 모르겠다', '민주당이 나와 맞지 않는다'고 한다면 국민·당원적 심판을 분명히 받을 것"이라며 "5선 국회의원이라는 건 엄청난 혜택이다. 그런데도 헌신짝 버리듯 탈당한다면 어떤 사람도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염두한 듯 "여러 가지 아쉽고 섭섭한 점은 있으시겠지만, 당이 추구하는 가치, 본인의 정치적 가치와 맞지 않는 당을 선택하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의원의 탈당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외겠지만 (관련 언급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비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후속 탈당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일단 비주류 의원 4명으로 구성된 당내 모임 '원칙과 상식'도 현재로선 탈당엔 선을 긋고 있는 만큼, 당장 추가 이탈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원칙과 상식 구성원 중 한 명인 윤영찬 의원은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의 탈당에 대해 "문제의식 자체에 대해선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과 해법, 여기에선 저희와 생각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칙과 상식은 지난달 16일 출범하며 당 지도부에 도덕성·민주주의 회복 방안을 요구하는 한편, "한달 내에 당이 바뀌지 않으면 어떤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이 대표 체제의 민주당에 불만족한다면 실제 탈당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민주당 관계자는 <매일일보>에 "이 의원의 탈당은 기정사실 아니었느냐"라며 "원칙과 상식은 이 의원과 입장이 다르다. 같은 결정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