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신용카드 연체액이 9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고 이른바 ‘카드 돌려막기’가 늘어나며 ‘카드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국내 8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용카드 연체총액(1개월 이상 연체기준)은 2조5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1조3398억원) 대비 53.1%(7118억원) 급증한 것이다.
연체액이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가운데 6개월 이상 장기 연체액은 2633억9300만원으로 전체 연체액의 12.8%를 차지했다.
비교적 회수율이 높은 1개월 미만 카드연체액도 5961억원으로 지난 2018년 3분기(7244억원)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에서의 연체가 5378억원으로 최대를 기록했다. 이어 KB국민카드가 3220억원, 롯데카드 3056억원, 삼성카드 2816억원, 우리카드 2219억원, 하나카드 2063억원, 현대카드 1281억원, BC카드 48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연체액 증가율을 카드사별로 보면 비씨카드가 171.40% 증가하며 가장 많았다. 뒤이어 하나카드 164.5%, 롯데카드 83.8%, 우리카드 64.7%, 신한카드 56.2%, KB국민카드 52.4%, 삼성카드 45.6%, 현대카드 34% 순이었다.
연체율 역시 1년 만에 1.5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해 3분기 말 연체율은 평균 1.23%로 전년 동기 대비 0.50%포인트(P) 높아졌다.
카드 빚을 다른 카드로 막는 카드론 대환대출 역시 늘어나고 있다.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할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차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지난해 11월 기준 1조596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664억원) 대비 49.6%(5296억원) 증가했다. 1~11월 전년 동기 대비 증가폭 기준으로 최대 수준이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카드론을 받고 제때 갚지 못해 연체한 차주가 카드사로부터 상환 자금을 재대출받는 상품을 주로 말한다. 대환대출을 받으면 연체 위기에 놓인 차주는 당장의 상환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기존 카드론보다 금리가 높아지고 신용등급은 떨어진다.
이에 카드론 대환대출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상환 능력이 취약한 차주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