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사업 외 카테고리 확장 고려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바이버는 명품시계에 대한 진정성 있는 컨텐츠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초기단계인 국내 명품시계 거래 시장을 형성하고 거래문화를 선도하고자 한다.”
서희선 바이버 부사장(CGO)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국내 1위 명품시계 거래 플랫폼으로 위치를 공고히 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 부사장은 보광훼미리마트(현 BGF리테일), 인터파크지마켓, 이베이코리아, 11번가 등을 두루 거친 플랫폼 전문가다. 각종 채널 서비스를 개선하고 제휴를 활성화하는 등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노력했다.
이베이코리아에서 인연을 맺은 현 바이버 CEO 문제연 대표의 제안으로 지난해 7월 바이버에 합류해 마케팅, 경영 계획 등 기업 성장과 관련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서 부사장은 “이전에도 시계에 대해 관심이 있었던 터라 명품시계라는 아이템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C2B2C방식으로 개인간 거래에 개입해 신뢰를 기반으로 거래가 완료되도록 도움을 주는 바이버의 사업방식이 새롭게 다가왔다”라며 “아직 시장 자체가 형성되지 않은 분야인 만큼, 만들어 나갈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바이버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자회사로 2021년 탄생했다. 2022년 8월부터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하이엔드 시계거래 플랫폼 바이버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바이버는 크게 플랫폼, 쇼룸, 랩스 등 세가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먼저, 플랫폼에선 롤렉스, 파텍필립, 피아제 등 15개 브랜드의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지속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서 부사장은 “시계는 다이얼 컬러, 인데스 종류, 배젤 소재, 브레이슬릿 종류 등으로 한 개 모델 안에서도 배리에이션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며 “브랜드 하나를 확장함에 있어 신중함이 요구되기 때문에 거래가치, 유동성 등의 요건을 충족한 브랜드를 다룰 계획”이라고 전했다.
압구정로데오에 위치한 ‘쇼룸’은 평소 접하기 힘든 다양한 하이엔드 타임피스 100여종을 마련하고, 오프라인 결제 시스템까지 구축해 차별화를 뒀다. 서 부사장은 “쇼룸은 매월 1000명 이상이 방문해 명품시계를 경험하는 공간”이라며 “추가 쇼룸 매장 설치도 추진하고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겠다”고 부연했다.
명품 거래는 신뢰도가 생명이다. 바이버는 시계 진단센터인 랩스를 설치해 제품 케어가 가능하도록 했다. 랩스는 스위스 메뉴팩쳐(시계 제조사) 수준의 최신 장비와 유수 엔지니어, 폴리셔, 진단팀 등으로 이뤄졌다. 서 부사장은 “랩스를 통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명품시계 감정 및 진단 전 과정을 아우르고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라며 “인력 발굴, 장비 확충 등 랩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국내외 거래 정보를 전하는 시세 그래프 ‘바이버 인덱스’, 시계에 대한 상식·관리법 등 내용을 담은 ‘바이버 매거진’을 발행하는 등 여타 플랫폼에서는 시도하지 않았던 서비스를 고안해 선보이고 있다.
서 부사장은 “앱 출시 때부터 발간하기 시작한 매거진은 이제는 핵심 콘텐츠로 자리잡았다”며 “앞으로도 매거진을 지속 발간해 다양한 정보를 전파하겠다”고 말했다.
바이버는 이같은 시계에 대한 진정성과 차별화된 전문성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 거래액은 전년 대비 20배 늘어났다. 상품 등록 건수도 론칭 초기 보다 30배 넘게 상승했다. 특히, 시계 업계에서 비수기로 일컬어지는 겨울에도 거래액과 거래수량이 매월 20% 이상 증가했다.
고물가, 고금리 등 경기불황 여파로 명품 소비는 예전만 같지 않더라도 여전히 수요는 존재한다. 명품 시장 저변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의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명품 소비 인식을 조사해본 결과, 명품을 처음 경험하는 시기는 20대 직장인(45.6%), 대학생(35.8%), 고등학생(26%) 등 순으로 저연령층에서 인기가 뚜렷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명품 시장은 21조9909억원으로 전년(19조6767억원) 대비 11.8% 성장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약 42만원)로 미국(280달러), 중국(55달러) 보다 높다.
서 부사장은 “글로벌 경기침체, 엔데믹 전환에 따른 명품 열기의 감소 등으로 2차시장에서 명품 시계의 시세가 하락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명품 소비자와 투자자 양측의 수요가 맞물려 공급 대비 높은 수요를 보이는 거 같다”라며 “중고 명품 시계 시장은 투자 목적으로 거래하는 고객부터 드림워치를 장만하려는 고객까지 고객군 한층 다양화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바이버는 이러한 흐름에 맞게 기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신사업도 구상한다는 입장이다. 서 부사장은 “올해 고객별 세그먼트를 11개로 세분화해 서비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전개한다는 복안을 세웠다”며 “향후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다통화·다국어 기능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체자산 거래소로 도약하기 위해 명품시계 외 카테고리 확장도 고려하고 있다”라며 “모회사 두나무와의 시너지를 꾀해 디지털 자산 가운데 STO(토큰증권발행),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블록체인 기반의 사업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