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심판론·검찰독재 종식 내세우며 '선명성' 부각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4·10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비례대표 지지율'이 엇갈리면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창당 직후부터 가파른 지지율 상승 곡선을 보이는 데 반해,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기대보다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조국혁신당이 지지율 호조를 보이는 배경에는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운 선명성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일부가 이동하면서 긍정 여론을 키웠다는 해석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이끄는 조국혁신당의 지지율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날 코리아타임스가 여론조사 업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일부터 5일 양일간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조사를 한 결과, '비례대표 투표 정당 의향'에서 조국혁신당(15%)은 국민의힘(29%)과 민주당(21%)에 이어 3위였다.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각각 2%, 1%를 기록했다(표준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조국혁신당이 개혁신당·새로운미래보다 후발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선전하는 배경에는 당이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는 '정부 심판론' 등이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3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창당대회를 열고 조 전 장관을 당 대표로 추대했다.
조국 대표는 이날 "정치권과 보수 언론에서 '조국의 강'을 얘기하고 있는데, 우리가 건너야 할 강은 '검찰독재의 강'이고 '윤석열의 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래서 저 조국은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을 하루 빨리 종식시켜야 하는 소명이 운명적으로 주어졌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한국리서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 응답자 가운데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 투표에서 '조국혁신당에 표를 주겠다'는 비율이 28%에 달했다. 민주당 지지자 중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찍겠다는 답변(53%)보다는 적지만 상당한 수치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지지자가 지역구는 민주당에,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에 투표할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최근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연합뉴스·연합뉴스TV가 공동으로 여론조사 업체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 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 전화면접으로 실시한 정례 여론조사 결과, '정당 투표'에 대한 질문에서 조국혁신당을 택하겠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13%였다. 반면 개혁신당은 3%, 새로운미래는 2%로 저조한 결과를 보였다. 개혁신당이 치고 올라오는 반면, 중도·무당층 유권자를 겨냥한 제3정당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실제 해당 여론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이 비례대표 투표와 관련해 얻은 지지도는 더불어민주연합(14%) 지지도와 비슷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기타 상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반대로 국민의힘 지지자 중 같은 보수 계열의 개혁신당에 비례대표 투표를 하겠다는 답변은 1%에 그쳤다.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새로운미래에 비례대표 표를 주겠다는 응답은 0%였다. 응답자가 거의 집계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여론조사에 반영된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총선까지 유지될 경우 준연동형 비례제 의석 배분 방식에 따라 전체 46석 중 최소 7~10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거리를 뒀던 민주당도 조국혁신당의 상승세에 연대를 시사하고 나섰다. 조 대표가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연대 의사를 밝힌 데다, 예상 밖의 높은 지지율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5일 조 대표가 상견례차 예방할 당시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자 하는 모든 정치 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그중에 조국혁신당이 함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