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채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수사 외압 의혹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가 이를 철회한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군인권보호관이 입장 변경 전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통화했다는 점을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특검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18일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김용원 상임위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종섭 전 장관과의 통화 시점을 특정할 수 없다며 모호하게 답변했으나 (최근) 언론 취재에서 입장이 돌변하기 전에 통화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언급했다.
홍 원내대표는 "군 인권보호관은 군인 사망 사건 발생 시 조사 입회권을 가진 사실상 유일한 군 견제기구이며, 이를 겸직하는 국가인권위원은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국가의 인권 침해를 바로잡아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며 "그럼에도 독립적인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군 인권보호관조차 장관과의 통화 이후 수사 외압과 진실 은폐 동조자로 연루됐다는 의혹은 매우 개탄스러운 일로 이것 역시 수사와 조사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채상병 특검 필요성은 날로 커져간다. 특검이 미뤄지는 사이 증거 인멸 등 진실의 퍼즐들도 사라지고 있다"며 "이 와중에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장관 측은 특검이 적절치 않다는 오만방자한 주장까지 한다"고 질타했다. 이종섭 전 장관 측은 전날 언론에 채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특검이 적절하지 않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신속한 수사로 정치권의 특검 논란을 종식시켜 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은 여전히 특검법에 대해 반대만 일삼으면서 민심을 역주행하는 오만과 만용을 보인다"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했던 말을 돌려주고 싶다. 수사받는 당사자가 마치 쇼핑하듯 수사 기관을 선택할 수 있는 민주주의 국가는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종섭 전 장관은 검찰 수사든 특검이든 그 어떤 조사든, 죄가 있든 없든 진실을 밝히면 된다"며 "지금이라도 채상병 특검법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국민, 이번 4월 총선의 민심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인식해 주기 바란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