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고 악몽 엄습’…패션업계, 사업 다각화로 활로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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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고 악몽 엄습’…패션업계, 사업 다각화로 활로 뚫는다
  • 민경식 기자
  • 승인 2024.04.22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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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대내외 경제상황 속 내수 침체 가속
신사업 발굴, 글로벌 공략 등 실적 만회 집중
LF 라움 편집샵 전경. 사진=LF
LF가 자체 편집숍 라움 웨스트를 새단장하고 수입 브랜드 육성에 잰걸음에 나선다. 사진=LF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패션업계가 사업 다각화를 통한 안정적인 이익 창출에 전사적 역량을 결집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이른바 ‘3고(高) 현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내수 시장의 불확실성이 엄습하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역대급 수혜를 누렸던 주요 패션기업들이 엔데믹 본격화로 또다른 비상을 꿈궜지만, 소비심리 악화와 수요 분산에 고개를 숙였다. 특히,한섬·LF·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은 최근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한섬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1조5289억원, 100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0.9%, 40.3% 떨어졌다. 신세계인터는 지난해 매출이 1조3543억원, 영업이익이 48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12.8%, 57.7% 쪼그라들은 수치다. LF의 경우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1조9007억원으로 전년 대비 3.45% 줄었다. 영업이익은 66.38% 축소된 622억원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고물가·고금리에 이어 고환율까지 겹치며 경영 환경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설상가상 중동 리스크에 유가 상방 압력까지 높아졌다.

이처럼 패션기업들이 이중·삼중고를 겪게 되면서 각종 브랜드 유치 및 육성, 뷰티·주류 등 신사업 발굴·강화, 해외 시장 개척 등 중장기적 수익 동력을 발굴해 재도약 기틀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섬은 뷰티 사업과 더불어 주류판매업까지 영토를 늘려가는 모습이다. 지난달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정관변경을 통해 주류판매업을 신규사업으로 추가했다. 현재 한섬은 서울 성동구 소재 의류 편집숍 ‘EQL그로브’에서 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향후 ‘EQL그로브’에 주류까지 도입해 사업 범위를 넓히는 게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한섬은 2021년 8월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를 론칭하는가 하면, 지난해 11월에는 아르헨티나 니치 향수 브랜드 ‘푸에기아 1833’ 국내 1호점을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개장하는 등 뷰티사업에도 적극적이다.

LF는 최근 서울 압구정 소재 편집숍 ‘라움 웨스트’를 새단장한 데 이어 해외 수입 브랜드 인큐베이팅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간 ‘라움 웨스트’는 빠투, ‘포르테포르테 등 해외 수입 브랜드를 선제적으로 들여와 20대 영리치 고객과 3040대 신명품 고객과의 밀접한 교감을 지속해왔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시몬로샤, 나곤스탄스 신규 브랜드 10개를 선보인다.

LF는 주력 브랜드 헤지스, 던스트, 마에스트로 등을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도 고삐를 죄고 있다. 특히, 헤지스는 2007년 중국, 2013년 대만, 2017년 베트남 등 해외 시장에 연달아 진출해 중국 500여개, 대만 20여개, 베트남 9개 매장 등을 세웠다. 헤지스는 앞으로도 고급 백화점 및 대형 쇼핑몰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확보하며 공격적인 해외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신세계인터는 프리미엄 헤어케어를 차기 먹거리로 정하고 관련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자체 디지털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의 헤어케어 카테고리 매출이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오름세를 나타내자 신제품을 내세워 관련 시장을 선점한다는 복안이다. 이달 자체 헤어케어 브랜드 ‘저스트 에즈 아이엠’을 통해 비건 인증 무실리콘 ‘아이엠 헤어마스크 N1 데미지드 헤어 리페어’를 공개했다.

프리미엄 니치향수 사업 강화에도 노력을 쏟고 있다. 올초 스페인 향수 브랜드 로에베 퍼퓸을 론칭한 뒤 프랑스 향수 브랜드 에르메티카를 선보였다. 향후에도 잠재력을 갖춘 신규 브랜드를 찾아 키우겠다는 심산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나쁠수록 의식주 가운데 가장 먼저 지출을 줄이는 항목은 의류”라며 “고물가·고금리·고환율·고유가 여파가 이어지면서 패션가의 시름은 깊어졌지만, 소비 회복 촉진과 실적 반등을 위해 기존 사업을 뛰어넘어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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