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갈등' 재부상에…與, '권력 다툼'으로 번질라 우려
상태바
'윤·한 갈등' 재부상에…與, '권력 다툼'으로 번질라 우려
  • 조현정 기자
  • 승인 2024.04.23 14: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동훈, 尹 오찬 제안 거절 놓고 해석 분분
권영세 "내부 분열 있으면 개헌 저지선 무너져"
유상범 "결별은 적절치 않아…호사가들 평"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오찬 회동이 불발된 것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4‧10 총선 참패 후 여권 내 '미래 권력'이라 할 수 있는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거리 두기'에 나서며 독자 행보가 시작됐다는 분석과 함께 '윤·한 갈등'이 다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여당 내에서는 이러한 갈등이 자칫 신구 권력 간 다툼 양상으로 번지는 것을 우려하며 진화에 나섰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윤 대통령이 한 전 위원장을 포함해 비대위원들을 대통령실 오찬에 초청했다. 하지만 한 전 위원장이 건강상 이유로 거절하면서 두 사람 사이 묘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총선 참패 후 선거를 이끌었던 '한동훈 책임론'이 급부상한 가운데 한 전 위원장이 침묵을 깨고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러분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윤 대통령이 이관섭 비서실장을 통해 금요일인 19일에 월요일(22일) 오찬이 가능한지 물은 다음날 밝힌 입장이어서 간접적으로 윤 대통령에게 불만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친한동훈계'인 김경율 전 비대위원이 전날 CBS 라디오에서 "아무리 한 전 위원장이 '백수' 상태라고 하더라도 금요일에 전화해 월요일 오찬을 제안한 부분은 이해가 안된다"며 "정말 만나려고 했더라면 시간을 두고 '날짜 두세 개 줘 봐라', '적절한 시간을 정해 봐라'고 해야 했다"고 지적한 것이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는다.

또 김 전 비대위원은 윤 대통령이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난 다음 오찬을 제안한 점을 언급하며 "인간적인 서운함은 분명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 전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 뿐이다. 잘못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고 쓴 것을 두고 향후 대선 행보를 위한 '갈라서기' 선언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더해졌다.

이는 총선 이후에도 윤·한 갈등이 재점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여권 내 유력 차기 대권 후보인 한 전 위원장이 현재 권력인 윤 대통령과 대립하면서 정치적 위상을 회복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특히 단일대오로 총선 참패 후유증 수습에 몰두해야 할 여당 입장에서는 윤·한 갈등의 재점화는 부담이다. '친윤석열계(친윤계)'로 이번 총선에서 5선 고지에 오른 권영세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 대통령 오찬 제안을 거절한 한 전 위원장을 향해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하면서도 "책임론으로 따지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 108석 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내부 분열이 있게 되면 개헌 저지선도 무너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한 전 위원장과 용산의 갈등을 생각하고 또 개인적인 감정을 가진 분들도 이런 부분까지 전부 생각하게 된다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과거 2016년에 그런 모습을 보지 않았나"라고 강조했다.

'친윤계' 유상범 의원도 '윤·한 결별설' 진화에 나섰다. 유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결별 해석은) 좀 지나친 것 아닌가. 오비이락 격"이라며 "시기적으로 보면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두 분의 20년 간 검사의 관계가 현재 선거의 패배 국면에서 갈등으로 가거나 결별이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호사가들의 평이라고 본다"고 일축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