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총선이 끝난 지 2주가량이 지났지만 여야의 극한 갈등은 여전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쟁점 법안의 21대 국회 임기 내 처리를 추진하며 5월 임시국회 일정 합의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조만간 열릴 영수회담을 계기로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의 주재로 5월 임시국회 본회의 일정과 처리 안건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두 원내대표는 "추후 협의를 통해 5월 임시국회 일정을 계속 논의할 것"이라며 29일 오찬회동에서 다시 임시국회 일정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협상에 실패한 것은 민주당이 다음달 2일과 28일 두 차례 본회의를 통해 채상병 특검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전세사기 특별법 등을 처리한다는 입장에 국민의힘 반발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또 민주당이 처리를 예고한 양곡법·가맹사업법·민주유공자법 등에서도 여당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 태세를 보면 민생 법안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고, 여야 간 심각한 입장차가 있던 법안을 마지막까지 밀어붙이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5월 임시국회 개최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간 영수회담 개최도 난항을 보이고 있다. 전날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천준호 민주당 대표비서실장이 국회에서 영수회담 개최를 위한 첫 실무회동을 가졌지만 만남은 40여분 만에 종료됐다.
민주당이 '3+1 요구안(대통령 대국민 사과·채상병 특검·거부권 자제·추경 13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며 대통령실 측은 협의 단계에서 민주당의 요구가 '과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민주당 측의) 이야기를 듣고 오라. 역지사지하라"고 당부하며 영수회담에 강한 의지를 표현함으로써 실제 회담 개최는 무사히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에 따르면 영수회담 개최를 위한 다음 실무회동은 25일~26일 중 열릴 예정이다.
이에 회담이 이뤄지고 대화가 원활히 이뤄진다면 여야 갈등이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회담에서도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정쟁이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여당이 5월 임시국회 '보이콧'을 고수할 경우 민주당이 김진표 의장을 설득해 국회의장 직권으로 임시회 소집을 요구할 수 있다.
김진표 의장은 국회의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여야 합의가 최우선이지만, 5월 임시국회 개최가 불발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이 대표발의한 3대 정치 개혁 법안 등의 21대 국회 내 처리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22대 국회에 접어들 경우 갈등은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민주당은 노란봉투법·간호법 등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법안에 대해 재발의를 예고하고 있고, 여야가 합의 하에 분배했던 상임위원장 자리 역시 일각에서 '독식'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수회담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