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개입 의혹에…'채 상병 특검법' 영수회담 최대 화두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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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개입 의혹에…'채 상병 특검법' 영수회담 최대 화두 되나
  • 문장원 기자
  • 승인 2024.04.2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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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尹에 '채 상병 특검' 수용 요구 전망
대통령실 "가장 중요한 것은 민생 현안" 선 그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해 각국 대사들의 신임장 전달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해 각국 대사들의 신임장 전달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9일 만나기로 하면서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검법(채 상병 특검법)'이 영수회담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채 상병 사건 기록을 당초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에 이첩한 후 다시 국방부 검찰단이 이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이 관여한 정황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로 드러났다. 수사가 대통령실까지 번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총선 민의를 전달하면서 '채 상병 특검법' 수용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영수회담을 앞두고 윤 대통령의 '채 상병 특검법' 수용을 거듭 압박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의제 제한 없이 자유롭게 논의하자는 대통령실의 요구를 전격 수용한 바 있다.

여러 의제 가운데 '채 상병 특검법'은 사실상 윤 대통령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사건 기록을 경찰에서 회수하는 과정에 윤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의 연루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방부 검찰단이) 수사자료를 (경북경찰청에서) 회수하던 당일 대통령실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과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특검법 통과를 해서 반드시 진상규명을 시작해야 한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특검법을 수용해서 국민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3명 중 2명이 채 상병 특검에 찬성하고 있다. 채 상병 특검을 반드시 하라는 게 국민의 뜻"이라고도 강조했다.

민주당은 공수처가 최근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현실적인 한계가 분명한 만큼 특검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공수처가 수사를 마친 뒤 검찰에 사건을 넘기고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구조도 특검의 필요성에 힘을 싣는 부분이다. 공수처가 법관, 검사, 고위 경찰공무원에 대해서만 제한적 기소권을 갖는 상황에서 검찰이 채 상병 사건 기소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담에서 '민생'에 방점을 찍으며 최대한 이 대표의 의견을 듣겠다는 입장이지만 특검법 수용에 부정적인 기류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홍철호 정무수석은 "가장 중요한 것은 민생 현안이다"며 "윤 대통령도 이 대표와 만남 속에서 어떤 모멘텀을 찾으려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총선 참패로 국정 기조 변화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고 찬성 여론이 높은 특검을 거부하는 데 명분이 없는 상황이다. 영수회담을 앞두고 석 달 넘게 비워뒀던 공수처장에 판사 출신 오동운 변호사를 갑작스럽게 임명한 점을 놓고도 '채 상병 특검'을 피하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인성 개혁신당 대변인은 지난 26일 논평에서 "국민의힘이 '수사 후 특검 여부 판단'을 고수하겠다고 밝히자마자 이루어진 인선"이라며 "공수처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공수처발 보도들이 쏟아져 나오고, 영수회담에서 채상병 특검 요구가 예상되는 시점에 내내 미뤄오던 공수처장 지명을 급작스럽게 진행하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이번 인선이 국회 인사청문을 열어 시간을 벌며 시선을 돌리고, 공수처장을 통해 내부 입단속을 시키며, 통신 기록이 삭제될 때까지 버티려는 꼼수를 부린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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