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상승 등에 수출 증가…내수는 부진"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4%포인트(p) 상향 조정한 2.6%로 제시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세가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KDI는 내수가 부진한 상황이지만,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KDI는 16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제시한 기존 전망치(2.2%)를 0.4%p 상회하는 수준이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예상을 훨씬 웃돈 1.3% 성장한 것을 반영한 결과다.
KDI의 이날 전망치는 지난 1분기 성장률 속보치가 1.3%(전분기 대비)로 발표된 이후 수정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예상치(2.6%)와 같은 수준이다.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이 1분기 GDP를 발표한 이후 주요 기관들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2일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0.4%p 상향한 2.6%로 전망했다. 1분기 GDP가 발표되기 전 나온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2.2%, 2.3%다.
KDI는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지속하며 경기 부진 완화를 이끄는 모습"이라며 전망치 상향 조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반도체 거래액이 급증하는 가운데 세계 교역량 부진이 완화됨에 따라 우리 수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1%를 내놨다. 내수 부진은 완화되겠지만, 수출 증가세는 조정된다는 이유다.
다만 KDI는 민간소비의 경우 고금리 기조 영향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1.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국민 25만원 지급' 등 민간소비 관련 부양책은 필요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KDI는 "수출 증가로 경기가 회복되는 가운데 통화 정책의 긴축 기조가 완화되면 내수도 점차 개선될 수 있어 추가적인 경기 부양의 필요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코로나19 위기 이후 확대됐던 적자 폭을 정부가 제시한 재정준칙 기준(GDP 대비 3% 이내)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점차 축소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부연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예상했다. 지난 2월 발표한 2.5%보다 소폭 올린 수치다. 내년에는 2.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 2.3%, 내년 2.0%로 내다봤다.
KDI는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소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기대인플레이션이 하락하는 가운데 근원물가 상승률은 점차 둔화되면서 물가안정목표(2.0%)에 근접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