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한 사람의 격노로 모든 것이 꼬여"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채 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수사 외압 의혹 핵심으로 지목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특히 "사실이면 직권 남용 등으로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입법 청문회에서 지난해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자료가 경북경찰청에 이첩됐다가 곧장 회수된 배경에 윤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다는 주장으로 대통령실을 정조준했다.
서영교 의원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향해 "지난해 7월 31일 오전 11시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격노했다. '사단장까지 이런 일로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 하겠냐'라는 격노였다"며 "이후 전화가 오니까 이 장관의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는지 수사단 브리핑을 취소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든 기록과 자료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국가수사본부에 전화해 수사 기록을 회수하겠다고 한 것으로 돼 있다"며 "이는 직권남용이고 국기문란"이라고 강조했다.
전현희 의원은 탄핵을 거론하며 "대통령이 불법적으로 외압을 행사하고 수사 기록 탈취에 관여한 것이라는 강력한 암시를 여러 통화 내용이 웅변하고 있다"며 사실이라면 직권남용 등으로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도 "이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과 이 전 장관 등 55명이 3677건의 전화와 문자를 주고 받았다"며 "오늘 청문회는 채 상병 청문회가 아닌 윤석열 청문회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청문회에 혐의자 축소에 따른 직권남용 의혹을 받는 '형사 피의자'이자 핵심 증인인 윤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다"며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이 될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증인으로 출석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도 윤 대통령을 겨냥하며 "한 사람의 격노로 모든 것이 꼬이고 엉망진창이 됐다. 수 많은 사람이 범죄자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 저렇게 많은 통화와 공모가 있었다는 게 참담하고 대명천지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반드시 올바르게 처리되고 책임 있는 자들은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제2의 채 상병 같은 억울한 죽음을 예방할 수 있다. 부디 우리 사회에 진실을 밝히고 정의는 살아 있음이 증명되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반면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외압과 관련해서는 부인했다. 윤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시점은 그 이후 박 전 단장에 대한 인사 조치가 내려진 뒤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