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입지 강화…방탄·선거 역풍은 과제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최근 당 대표직 사퇴를 발표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실상 연임을 결정하면서 이에 따른 득실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조만간 연임 도전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가 연임에 나선다면 대선주자로서 대내외 입지 강화와 사법리스크 방어 등에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방탄용 연임' 비판과 당 사당화 논란 등에 따른 지방선거 역풍은 이 대표에게 부담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26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전당대회 준비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전준위 구성안과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 구성안을 의결했다. 전준위 위원장은 이춘석 의원, 부위원장에 위성곤·이수진 의원, 총괄본부장에 황명선 의원을 임명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춘석 의원은 전당대회 준비에 있어 능력을 발휘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이개호 의원은 공정한 선거관리 적임자로 지도부가 판단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전준위는 조만간 첫 회의를 열어 후보자 등록 신청 공고 등 전당대회 준비에 착수한다. 특히 당 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경선 규칙 마련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후보 등록의 경우 7월 초 진행이 유력하다.
현재까진 이 전 대표가 단독 출마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당내 강력한 지지세를 가진 이 대표에 맞설 인물들이 부재한 탓이다. 최근 이인영 의원이 차기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당내에서는 당 대표 대신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후보들만 나오는 상황이다.
이 전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대권 가도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대선 주자로서 당 안팎 입지는 굳건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4차 중앙위원회를 열고 '당·대권 분리 예외 조항'을 핵심으로 하는 당헌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사실상 이 전 대표 연임을 위한 '맞춤형 개정'이란 해석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가 결단할 경우 2026년 6월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한 뒤 이듬해 3월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
사법리스크 방어에도 긍정적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2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추가 기소되며 총 4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연임을 기정사실화한 것에 대해 사법리스크를 고려해 당 대표직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해석이다. 실제 민주당은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등을 통해 이 대표에 대한 여러 수사를 야당 탄압과 윤석열 대통령 '정적 죽이기'라며 당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
다만 이 전 대표의 연임 도전에 여당의 '방탄' 공세는 부담이다. 국민의힘은 연일 이 전 대표의 연임 도전과 관련해 비판에 나서고 있다.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지난 24일 논평을 내고 "지금 민주당은 사실상 '이재명 당'이다. '민주당의 아버지'로 추앙받으며 이미 절대 존엄이 됐다"며 "당헌 개정으로 대표 연임 문제에 대한 장애물이 치워졌으니 굳이 시간과 돈을 낭비해 가며 전당대회를 열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의 '일극 체제' 강화도 양날의 검이다. 이 대표는 최근 개정한 당헌·당규 개정에 따라 2026년 6월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연임에 이어 공천권 행사 등 막강한 당권이 '당 사당화' 등 비판에 직면,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이 전 대표가 단독 출마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민주당 전준위는 차기 당 대표 선출 방식 마련에 나설 전망이다. 민주당 당헌·당규엔 후보가 1인인 경우 어떤 방법으로 대표를 선출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당내에선 크게 추대와 찬반 투표 등 두 가지 방안이 거론된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지난 24일 고위전략회의를 마친 뒤 "만일 단독 후보일 경우 당헌·당규상 어떻게 선출한다는 규정이 없어서 전준위에서 결정하게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