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與, 퇴거불응죄 고발 검토"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민의힘이 26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정 위원장이 상임위원장 권한을 남용했을 뿐 아니라, 회의에 출석한 증인들을 모욕했다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다.
박준태·조지연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의안과에 정 위원장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다. 이들이 문제 삼은 정 위원장 행위는 지난 21일 야당 단독으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에서 벌어졌는데, 당시 정 위원장은 출석한 증인들을 10분간 회의장 밖 복도에 나가 있으라고 퇴장 명령을 내리는 등 고압적인 청문회 진행으로 논란이 됐다.
박 원내대변인은 서류 제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징계안 발의 이유를 상세히 밝혔다. 그는 "국회의원은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국회법에 따라 그 직무상 받은 사람을 모욕하는 발언을 금해야 한다"며 "또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에 따라 국회의원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정 위원장은 지난 21일 법사위 전체회의 '채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출석한 증인 이시원(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임성근(전 해병대 1사단장), 이종섭(전 국방부 장관)에게 위원장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회법에 규정되지 않은 증인 퇴장 조치를 하며 상임위원장 권한을 남용하고 공공연한 장소에서 증인들을 모욕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성근에게 '오늘 사표를 제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9차례 실시하여 사표 제출을 종용하며 지속적인 모욕적 언행을 했다"며 "또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선서와 증언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에도 '선서 거부의 경우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다' '수사 중이기 때문에 발언할 수 없다는 말도 면책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자의적 주장과 함께 명백한 위법 사항이 없음에도 고발 조치를 노골적으로 운운하며 증인들을 겁박하는 언행을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정 위원장은 여당 법사위원들을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고발할지 검토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정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나는 법사위를 법대로 진행했다. 나의 진행에 불법적 요소가 있었다면 국회법 몇조 몇항을 위반했는지 지적하라"며 "의사진행 방해에 대해 윤리위 제소 검토 및 국회선진화법(퇴거불응죄)으로 고발할지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변인은 "(법사위) 여당 간사로 내정된 유상범 의원이 항의하는 과정을 특정해서 말하는 것이라면 통상적 의사 진행에 합당한 조치를 질서 위반 행위로 규정하는 건 말도 안 되는 모순적 주장"이라며 "자신 있으면 고발하시면 된다"고 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