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악화 우려 감세 정책에 정부 "국회 설득할 것"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윤석열 정부가 3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역동경제 로드맵',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우리나라의 중장기적 경제 목표를 제시했다. 25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종합대책 등 대규모 재정 투입에도 추가경정예산(추경)은 불가하다며 '건전 재정'을 강조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상속세 및 금투세 폐지를 시사하는 모순적 행보를 보였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 행사에서 "왜 25만원을 주냐. 국민 1인당 10억원씩, 100억원씩 줘도 되는 거 아니냐. 그렇게 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뻔한 것 아니냐"며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 중인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25만원 지급을 하면) 일단 물가가 상상을 초월하게 오를 뿐 아니라 대외 신인도가 완전히 추락해서 정부나 기업들이 밖에서 활동할 수도 없게 된다"며 "(민주당은) 국채라는 것을 정말 개념 없이, 방만 재정이라는 것에 대해 대차대조표에 대변, 차변이 일치되면 문제없다는 식으로 마구 얘기한다"고 말했다.
국세 수입이 크게 감소하며 '세수 펑크'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포퓰리즘'성 정책에 매달리고 있다고 직격한 것이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이날 25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종합대책 발표에서는 "(정부의 대책은) 포퓰리즘적인 현금 나눠주기가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소상공인에게 맞춤형 지원을 펼치고 구조적 대책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차별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지원책 등은 추경 없이 기금 운용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윤인대 기재부 차관보는 "하반기 추경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재정 여건 하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별도 재원인 기금으로 예산실과 합의해 대응할 것"이라고 지원책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건전 재정' 강화 방침을 밝힌 것과는 반대로, 정부는 이날 상속세 및 금투세 폐지 추진 의사를 다시금 밝히며 대규모 세수 축소를 우려케 했다. 정부가 밝힌 방안은 상속세 부분에서 최대 20%에 달하는 최대주주 할증을 폐지하고, 가업상속공제 한도도 600억원에서 1200억원으로 확대한다.
밸류업 기업에 투자한 배당 증가 금액 등에 적용하는 분리과세 비율을 14%에서 9%로 낮추는 등 투자자의 배당소득세 부담도 크게 줄인다. 배당소득이 2000만원이 넘는 투자자들에 종합과세도 최대 45%에서 25%로 낮출 예정이다. 직전 3년 대비 배당을 5% 넘게 늘린 기업에는 주주환원 증가 금액의 5%를 세액공제하는 혜택도 부여한다.
올해 하반기 세법 개정을 통해 내년부터 금융투자소득세도 폐지한다. 현재 민주당은 이를 '부자 감세'로 강력하게 반대한다. 김병환 1차관은 "금투세 폐지나 최대 주주에 대해 상속세를 할증하는 부분에 대해 야당에서 반대하는 의견이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국회에서 정부의 논리로, 시장에서 원하는 힘으로 설득해 보겠다"고 정책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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