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최근 물가 하락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하락세가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경제 지표가 더 나와야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월 의장은 9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에 제출한 반기 통화정책 서면 보고에서 “올해 초반에 2% 물가 목표를 향한 진전이 부진했지만 가장 최근의 월간 지표는 완만한 진전이 더(modest further progress) 이뤄졌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긍정적인 지표가 더 나타나면 물가가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나아가고 있다는 믿음이 더 공고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를 낮추려면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향해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만한 경제 지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연준이 중시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5월 들어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는데 이는 1년 전의 4%보다 낮지만, 여전히 2%보다 높다.
파월 의장은 긴축 정책을 너무 빨리 또는 너무 많이 완화할 경우 물가 하락세가 멈추거나 다시 상승할 수 있다면서도 지난 2년간 이뤄진 물가 하락과 고용시장 완화를 고려하면 “우리가 직면한 위험은 높은 물가뿐만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긴축 정책을 너무 늦게 또는 너무 조금 완화할 경우 경제활동과 고용을 지나치게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고용시장 여건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강하지만 과열되지는 않았다”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의회에서 “우리는 노동시장이 아주 많은 면에서 매우 크게 냉각한 것을 목격했다”며 “이제 노동시장은 경제에 광범위한 물가 (인상)압력을 가하는 원천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있어서 과열된 노동시장이 주요 위험 요인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다 지난 5일 발표된 6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가 직전 12개월 평균 증가 폭(22만명)에 크게 못 미치는 20만6000명에 그쳤고, 앞선 4∼5월의 일자리 증가도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6월 실업률도 5월(4.0%)보다 상승한 4.1%를 기록하며 상승 흐름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