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건설투자 등 불확실성 지속 전망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레미콘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레미콘 출하량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올해 하반기도 전방산업 침체와 맞물려 출하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외형이 위축됐을 뿐 아니라, 수익성 문제도 해소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역 곳곳에 존재하는 레미콘 공장 전반에 걸친 위기가 도래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건설비용 상승과 건설투자 감소가 예상되면서, 레미콘 시장의 위기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레미콘은 건설기초소재로 분류된다. 건설현장의 기초 공사부터 사용하기 때문이다. 건설에 필수적인 자재라는 이유로 건설경기와 등락을 함께 하는 특성을 가졌다. 건설 시장이 상승세를 나타내면, 레미콘 출하량도 늘어나는 구조다.
레미콘 출하실적은 현재 하락세다. 한국레미콘공업협회의 ‘연도별‧지역별 레미콘 출하실적 추이’에 따르면, 지난해 레미콘업계 출하실적은 1억3583만2491㎥으로 전년(1억4134만2219㎥) 대비 3.9% 감소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1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로 일시적인 회복을 나타냈지만, 이듬해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연도별 전국 출하량을 살펴보면, △2018년 1억5572만5514㎥(10.7% 감소) △2019년 1억4715만3888㎥(5.5% 감소) △2020년 1억3885만4426㎥(5.6% 감소) △2021년 1억4591만3497㎥(5.1% 증가) △2022년 1억4134만2219㎥(3.1% 감소) △2023년 1억3583만2491㎥(3.9% 감소) 순이다.
출하량 감소 외에 수익성도 레미콘업계를 괴롭히는 요소로 꼽힌다. 레미콘 제조원가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시멘트 가격이 급상승했다. 시멘트 가격은 2021년 t당 7만8800원이었다. 작년 말 기준 시멘트 7개사 평균 가격은 t당 11만2000원으로 3년간 42% 상승했다. 레미콘업계는 시멘트 가격을 통보받은 뒤, 건설업계와 협상에 나선다. 일방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 이후 동등한 위치에서 협상을 이어가는 만큼, 충분한 이익을 남기기 어려운 구조다.
현재 레미콘업계와 시멘트업계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그간의 시멘트 가격 인상은 주연료(유연탄) 가격 인상에 따라 불가피했지만, 현재 유연탄 가격은 고점 대비 79%나 줄었다. 시멘트업계는 환경설비 구축 비용을 단가 인상으로 충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료 등 변동비가 감소했지만, 이외에 발생하는 비용의 부담을 거래처에 떠넘기는 모양새다.
하반기 경기도 악재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으로 하반기 공공물량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간중심의 건축물량 확대가 중요한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 불확실성에 따라 건설투자 마이너스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레미콘 시장에서는 출하할수록 손해라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원자재 부담은 늘고 있지만, 건설업계와의 파트너십을 지키기 위해 충분한 단가 인상을 단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하반기 건설경기도 흔들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레미콘 시장의 위기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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