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격노' 통화 내용·진술도 확보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휴대전화 통신 기록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당 수사는 윤 대통령을 비롯한 대통령실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채 상병 수사외압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공수처는 최근 법원에게 발부받은 통신 영장을 집행해 윤 대통령의 지난해 7~9월 휴대전화 통신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공수처는 여러 차례 윤 대통령에 대한 통신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다. 이에 최근 기간을 대폭 줄여 특정 날짜를 중심으로 법원에 통신 영장을 청구, 이를 발부받았다.
수사 외압 의혹은 당시 초동 수사를 지휘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VIP 격노'가 국방부와 대통령실 외압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한 것에서 시작됐다.
공수처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중장)의 휴대전화에서 해병대 고위 간부에게 'VIP 격노'를 언급한 통화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수처는 해병대 고위 간부로부터 '김 사령관에게 대통령 격노 소식을 들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과 관련한 윤 대통령의 통화 기록 일부는 박정훈 대령의 항명죄 군사법원 재판에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통신 기록이 공개되면서 알려진 바 있다.
이를 계기로 지난해 8월 2일 채 상병 사망 사건을 초동 수사한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사건 기록을 이첩한 직후 윤 대통령이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세 차례 통화한 것을 포함해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과 수차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석 달 치 통신 내역을 확보한 만큼 당시 윤 대통령이 누구와 통화했는지 등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