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단속에도 커지는 국내 도박·마약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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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단속에도 커지는 국내 도박·마약 시장
  • 김승현 기자
  • 승인 2024.08.2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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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법 교묘하고 법 허술해 단속 난항
금감원 단속에도 불구하고 국내 도박 및 마약 시장 규모는 커지는 추세다. 사진은 지난 9일 청소년 불법도박 예방 선포식에 참석한 이복현 금감원 원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금감원 단속에도 불구하고 국내 도박 및 마약 시장 규모는 커지는 추세다. 사진은 지난 9일 청소년 불법도박 예방 선포식에 참석한 이복현 금감원 원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정부의 단속에도 교묘한 수법과 허술한 법망을 파고든 범죄자들로 인해 국내 도박·마약 시장이 커지는 모양새다.

29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한국갤럽을 통해 1만5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2022년 기준)에 따르면 전체 성인 인구 중 237만명이 도박중독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국민 5.5%에 달한다. 국내 도박 시장은 128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 중 103조원이 불법도박 시장으로 흘러 들어갔고 이는 합법 도박 시장의 4배 규모다.

도박관리센터 관계자는 “일상에서 맛보기 어려운 자극에 중독된 이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하며 이제는 개인을 넘어 사회로까지 퍼지는 중”이라며 “더 큰 문제는 단속은 어려운데 핸드폰과 컴퓨터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온라인 불법도박이 우리 미래세대를 위협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23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7개월간 진행된 사이버도박 특별단속에서 검거자 2925명 중 1035명(35.4%)이 청소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16세에서 19세 미만에 초등학생도 2명이나 검거되는 등 도박 중독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

방문석 도박극복프로젝트특위 위원장은 “이제 도박중독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국가적 차원에서 집중 대응해야 할 때”라며 “특위(도박극복프로젝트)가 제안하면 각 부처가 실행할 수 있는 제안은 바로 시행토록 하고,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면 국회가 적극적으로 협조해 빠르게 입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도박과 함께 마약중독자 수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국내 마약 투약사범은 지난 2019년 8210명에서 2023년 1만899명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4641명을 기록했다.

국내 마약중독자 수가 늘자 해외암약상들에 의해 국내로 유입되는 마약도 덩달아 늘었다. 지난 1월부터 7월 사이 국세청이 국경 단계에서 적발한 마약 밀수는 총 377kg에 달한다. 관세청이 현 정부 출범 후 국경 단계에서 적발한 마약은 1417kg으로 이는 국민 절반(260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중독자 재활센터 관계자는 “국가에서 마약이 일반 국민에게 절대로 다가서지 못하도록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특히 마약의 제조나 밀반입에 대한 처벌은 지금보다 훨씬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불법도막 및 마약거래 관련 악성범죄가 늘자 지난 3월 관련 점검에 나섰다. 은행이 발급한 가상계좌와 인터넷전문은행 모임통장이 범죄수단으로 악용되지 않았는지 살피고 불법거래 의심계좌 탐지를 고도화했다. 다만 도박·마약 중독자의 수법이 교묘하고 법망도 촘촘하지 못해 단속이 어려운 실정이다.

방 위원장은 “인간의 욕망을 100% 차단하긴 쉽지 않지만, 적어도 그 위험성을 명확하게 인지하게 해 관심 자체를 갖지 않도록 하는 예방이 중요하다”며 “예방에서 치유와 회복 및 재범 방지에 이르는 단계별 체계를 마련한 뒤 전문 인력을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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