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삼석 의원, "국민 건강과 농어가 소득 위해 국산 식재료 확대해야"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판매되는 식음료의 상당수가 여전히 수입산 식재료로 이루어져 있다는 지적이 다시 한번 국회에서 제기됐다. 10년이 넘도록 개선되지 않은 공기업의 국산 식재료 사용 실태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은 17일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판매되는 주요 품목의 식재료가 여전히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휴게소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상위 3개 품목인 호두과자(호두), 우동(우동면), 국밥(소고기)에서 수입산 사용 비율이 압도적이었다. 호두과자와 우동은 모든 휴게소에서 수입산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국밥의 경우에도 약 70%의 휴게소가 수입 소고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서 의원은 “대통령실이 지난해 국내산 수산물 소비 장려를 위해 구내식당에서 국내산 식재료를 활용한 행사를 개최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공공기관인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수입산 식재료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아이러니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민 건강을 보호하고 국내 농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공기업이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에서 상위 10개 품목 중 수입산 사용 비율이 높은 품목은 호두과자와 우동뿐만이 아니었다. 소떡소떡(떡)과 어묵(연육) 역시 99%의 휴게소가 수입산 재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삼석 의원은 이러한 상황을 문제 삼으며, 국산 식재료 사용을 확대할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사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2013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미 휴게소 식재료의 수입산 의존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 당시 국산화 계획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10년이 넘도록 실질적인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삼석 의원은 “국내산 식재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약속이 여전히 공허한 메아리로 남아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더불어 눈에 띄는 점은 국산 식재료 사용 비율이 줄어든 일부 품목이다. 대표적인 예가 맥반석 오징어다. 2013년까지만 해도 휴게소에서 판매되는 맥반석 오징어의 95%가 국내산 오징어를 사용했지만, 올해는 그 비율이 12%로 급감했다. 오히려 국산 사용 비율이 더 낮아진 상황이어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현재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고속도로 휴게소는 전국 208곳이며, 이 중 3곳은 도로공사가 직영하는 휴게소다. 그러나 직영 3곳 중 2곳(문막 양평휴게소·하남드림휴게소)에서도 판매 상위 3개 품목에 대한 수입산 의존도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 이는 정부가 운영하는 휴게소조차 국산화 노력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서삼석 의원은 국민 건강과 국내 농어가 소득 향상을 위해 공기업인 한국도로공사가 앞장서서 국내산 식재료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국민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공공기관의 책무”라며, “국내산 농수산물의 활용을 통해 국민 건강은 물론 농어가의 소득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휴게소는 국민들이 전국을 이동하며 자주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그곳에서 판매되는 음식의 질은 국민 건강에 직결된다. 국산 식재료의 사용 확대는 단순히 소비자에게 더 나은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국내 농수산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도울 수 있는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도로공사의 국산 식재료 사용 계획이 실제로 얼마나 실현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서삼석 의원의 지적을 계기로 한국도로공사가 수입산 식재료 의존에서 벗어나 국민 건강을 위한 안전한 먹거리 제공과 국내 농어업 활성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개선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