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벙커버스터 현무-5, 美 '죽음의 백조' B-1B 눈길
국군의날 1일 서울시내 광화문 일대에서 군 병력 3000여명, 340여대의 군 장비를 동원한 대규모 퍼레이드가 열렸다. 2년 연속 군의 시가행진이 이뤄진 것은 과거 군사정부였던 5공화국 이후 처음이다.
이날 국군의날 기념식에선 소위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한국형 벙커버스터 현무-5가 처음 공개되기도 했다.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도 등장하는 등 북한을 겨냥한 무력시위 성격이 강하게 드러났다.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의날 기념식에는 북핵 억지력의 핵심인 '한국형 3축 체계' 장비들이 선보였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 포착하는 데서 나아가 사전 타격하는 '킬체인'을 확장한 개념이다.
고도 40㎞ 이상에서 적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장거리 지대공유도미사일(L-SAM)과 함께 킬체인 핵심 전력 중 하나인 스텔스 전투기 F-35A의 비행도 이어졌다. '대량응징보복수단'인 현무-5도 3축 체계 핵심이다. 세계 최대 탄두 중량 8t의 현무-5는 북한 지휘부가 은신한 지하 벙커를 파괴하는 역할이다. 현무-5는 9축 18륜 이동식 발사대 위 발사관 내에 탑재된 채로 이날 공개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서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우리 군과 한미동맹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해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 종말의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공군의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랜서도 올해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 처음 등장했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는 미 공군의 핵심 전력으로 미국 텍사스 다이스 공군기지에서 이동했다. 이날 F-15K 전투기 2대의 호위를 받으며 등장했다.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도 이날 등장했다. 그 외 P-8A 해상초계기, 대테러 작전용 다족보행로봇, 자주도하장비 '수룡' 등도 이날 기념식에서 처음 선보였다.
이날 오후 숭례문∼광화문 일대 세종대로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시가행진이 진행됐다. 블랙이글스 비행 이후 각 군 군악대, 의장대의 퍼레이드와 함께 대규모 병력과 각종 군 장비들이 퍼레이드에 참여했다. 6·25 참전용사와 북한 목함지뢰 도발 중상자 하재헌 중사 등 국가유공자, 유족 8명도 퍼레이드에 참여했다.
한미동맹의 상징인 주한 미군 군악대와 스트라이크 여단 장병들도 이날 시가행진에 참여했다. 국군의 날 퍼레이드에 주한미군이 참여한 것도 지난해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국군의날 시가행진이 2년 연속으로 열린 것은 전두환 정권 이후 40년 만이다. 1980년부터 1984년까지 매년 병력과 장비를 동원한 시가행진이 이어졌다. 문민정부 이후 5년에 한 번가량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간소화된 규모로 열렸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선 생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