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정부투자기관 산식변경만으로 967억원 더 챙겨
기획예산처, 성과급 더 주기 위해 지급률 산식 변경의혹
기획예산처가 정부투자기관의 직원들에게 지급할 성과급의 지급계산 방식을 매년 바꾸어 성과급을 과다지급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김태환 의원이 정부투자기관의 성과급 지급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2002년∼2004년까지의 13개 공기업 경영평가 결과와 성과급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획예산처가 성과급 지급률 계산방법을 매년 바꾸어 967억원의 성과급이 13개 정부투자기관에 과다지급 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예산처의 정부투자기관 성과급 지급 계산식은 최근 3년간, ▲ 2004년 계산식 「200%+((기관점수-최저점수)/(최고점수-최저점수))*300%」, 2003년 계산식 「180% + ((기관점수-62.5)/25)*320%」, 2002년 계산식 「100% + ((기관점수-50)/50)*400%」으로 매년 바뀌어 왔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식을 풀이하면 2002년도엔 경영평가 점수 100점(만점)을 받아야 성과급 상한선인 500%를 받을 수 있었으나, 2003년도엔 계산식을 바꾸어 87.5점만 받아도 상한선인 500%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올해 성과급에 적용된 2004년도 계산식은 점수와 상관없이 최고 점수를 받은 기관이 성과급 상한선인 500%를 받게 되고, 최하점수를 받은 기관은 성과급 하한선인 200%의 성과급을 받게 된다.
결국 경영평가점수와는 상관없이 1등을 차지한 기관과의 점수 차이가 적을수록 높은 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토지공사의 경우 전년도 보다 경영평가 점수가 0.29점 떨어졌음에도 오히려 성과급은 70% 상승하고 전체 공기업도 경영평가 점수가 평균 0.27점 하락했으나 성과급 지급률은 반대로 평균 29%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은 "2002년도와 2003년도엔 1위와 꼴찌의 점수차이가 17.79점과 21.79점이였는데 2004년도엔 12.46점 차이밖에 나지 않고, 꼴찌를 기록해 최저 성과급을 받는 것으로 결정된 광업진흥공사를 빼면 1등과 12등의 차이가 7.7점 밖에 나지 않는 부분은 기획예산처가 성과급을 많이 지급해주기 위해 계산방식을 바꾸었다는 의문을 들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이러한 의문은 2004년도 경영평가 점수를 2002, 2003년도의 성과급 지급률 방식으로 계산해보면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고 덧 붙였다.
2004년도에 경영평가 1위를 차지해 500%의 성과급을 받은 한국전력의 경우 2002년도와 2003년도 지급방식에 따르면 344%와 410% 밖에 받지 못해 각각 156%와 90%의 차이를 보였으며, 2위를 차지한 KOTRA의 경우도 올해 480%의 성과급을 받았으나 2002년, 2003년도 지급방식에 따르면 338%와 400%에 그쳐 142%와 80%의 차이가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한국전력 630억, 농업기반공사가 57억, 토지공사가 55억원을 더 받는 등 대부분의 기관이 수억에서 수백억에 이르는 성과급을 계산방식 변경만으로 더 많이 지급 받았다.
관련 공무원도 “경영평가상 상하위 기관에 성과급 차이를 두기 위해서 산식을 바꾸었으나, 결과적으로 성과급이 늘어난 것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정부투자기관의 경영평가 점수가 매년 떨어지고 있음에도 성과급지급률이 상승하고 성과급을 더 많이 받고 있는 것은 기획예산처가 평가대상기관을 챙기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하며, “이러한 의혹을 없애기 위해서는 지급률 산식을 매년 바꿀 것 이 아니라 경영평가점수를 과거년도와 비교할 수 있도록 표준화하여 성과급을 투명하게 지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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