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원석 기자] 올 하반기부터 제약업계에 대한 2가지 정부 정책이 변하면서,업계 환경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7월부터 ‘리베이트 투아웃제’를 시행하고 ‘시장형 실거래가제’를 폐지할 방침이다.
리베이트 투아웃제는 한 품목이 두 번 이상의 리베이트 제공으로 적발될 경우 건강보험 급여목록에서 삭제되는 법안이다. 이는 지난 2010년 도입된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후에도 리베이트가 근절되지 않아 후속조치가 취해진 것이다.
지난 1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투아웃제 법안이 국회에서 의결됐고,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5일 이 제도를 입법 예고했다.
전문의약품의 경우 보험 급여목록에서 1개월만 정지되더라도 사실상 품목 삭제에 버금가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제약사의 영업, 마케팅 활동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는 게 업계 예상이다.
이에 따라 한국제약협회는 지난 23일 제약협회 대강당에서 ‘약제 급여정지·삭제법 시행과 제약산업 환경변화’라는 주제로 설명회를 갖고, 리베이트 등 불법 영업망의 뿌리를 뽑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경호 제약협회장은 행사에서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된 지 3년 6개월만에 리베이트 약제 급여 정지와 삭제법이 시행된다”며 “그만큼 제약계가 국민에게 의약품 유통 투명성 의 신뢰를 주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것은 몇몇 제약사가 망하더라도 리베이트 문제만은 해결하겠다는 의미”라며 “우리 제약업계는 투명하고 정상적인 판매망을 구축해 제약인으로서 본분을 상기해야 한다”고 리베이트 척결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설명회에 참석한 600여명의 회원사 일부 관계자들은 제약협회의 인식과 다른 시각을 보였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정부가 리베이트 척결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결국 약가 인하 동력으로 삼으려 한다”며 “리베이트 투아웃제 강행에 대해 제약협회 차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번 설명회 연사로 나선 이석준 변호사도 “리베이트 투아웃제 과징금 조항은 법률이 정한 ‘평등·비례원칙’에 어긋날 수 있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청구할만 하다”면서 일부 주장에 대해 힘을 실었다.
여기에 정부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폐지한다. 앞서 정부는 ‘1원 입찰’등 논란을 빚었던 이 제도에 대해 지난 2월 폐지를 결정했다.
시장형 실거래가의 대체안으로는 ‘처방·조제 약품비 절감 장려금’ 제도가 시행된다. 이 제도는 약가를 인하해 요양기관 등에 제공하는 것이 아닌 품목수 절감과 저가약을 처방한 요양기관에 장려금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업계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 그동안의 논란을 불식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후속조치를 오는 6월 23일 입법 예고한다.
복지부는 “저가구매 인센티브 제도의 시행상 나타난 문제점을 개선하고 공개경쟁입찰 가격 등 실제 거래된 가격을 토대로 상시 약가관리 기전으로서의 제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이번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