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전략적투자와 제휴가 증가하면서 안정적 수익 창출이라는 장점과 함께 경영권 확보라는 숙제가 주목받고 있다.
20일 스타트업계에 따르면, 새로운 산업분야 진출과 기업 간 시너지 효과를 위해 추진되는 전략적투자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전략적투자는 자금 회수 및 수익 확보를 위해 진행되는 재무적투자와 달리 기업 간 장기적 성장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전략적투자는 투자자와 피투자기업인 스타트업 모두에게 이익을 준다. 투자기업은 스타트업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보다 수월하게 새로운 사업 분야로 영역을 넓힐 수 있다.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조직과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해야 하는 시간적, 경제적 부담을 스타트업을 통해 줄일 수 있다. 스타트업은 안정적인 자금 확보와 피투자기관의 경영 노하우 및 인프라 등을 활용해 외연을 넓힐 수 있다.
일례로 지난 7월 오렌지스퀘어는 JYP엔터테인먼트로부터 전략적투자를 유치했다. 오렌지스퀘어는 방한 외국인 전용 올인원 선불카드인 ‘와우패스’를 운영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방한 외국인의 10%가량이 와우패스를 사용한다는 점과 이들 다수가 케이팝(K-POP) 등 한국 콘텐츠 소비에 적극적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연이은 투자 유치에 오렌지스퀘어는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외국인 전용 선불카드 및 무인 환전 결제 플랫폼 기업으로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전략적투자가 스타트업과 스타트업 간에서도 늘고 있다. 일례로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은 지난 8월 국내 인바운드 여행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에 30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크리에이트립은 한국을 찾는 해외여행객이 메이크업 클래스, 퍼스널컬러 컨설팅, 아이돌 댄스 강의 등 한국만의 특색 있는 상품을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해외로 여행을 떠내는 내국인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했던 마이리얼트립이 크리에이트립을 통해 해외여행객까지 흡수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해석한다. 크리에이트립이 이미 80여개국, 80만명 이상의 누적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콘텐츠 IP 홀딩스 스타트업 디오리진 역시 지난 7월 두세븐엔터테인먼트에 전략적투자를 진행했다. 두세븐엔터테인먼트는 웹툰, 애니메이션, 비디오 콘텐츠, MD 제작 등 다양한 IP를 창출하는 스타트업이다. 디오리진은 두세븐엔터테인먼트의 국내외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인지도를 높이고, 제작 유통 비용을 절감해 캐시카우 기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두세븐엔터테인먼트는 디오리진의 인프라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전략적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에게는 경영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숙제가 따른다. 재무적투자와 달리 전략적투자는 사업성을 목적으로 두기에, 상대적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경영권 관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전략적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관계자는 “전략적투자를 받으면서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많이 받았다. 인수합병(M&A)설이 돌기도 했다”면서 “유니콘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이러한 외부의 시선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