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커피 전성시대…고물가에 3000원도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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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커피 전성시대…고물가에 3000원도 비싸
  • 이선민 기자
  • 승인 2024.10.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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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커피 5사 월간 결제액 전년 대비 11% 증가
메가커피 결제액 스타벅스 바짝 뒤쫓아
사진=스타벅스 제공.
국내 커피 시장이 매년 확대되는 가운데 저가 커피시장 성장세가 눈에 띈다. 사진=스타벅스 제공.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국내 커피 소비량이 매년 늘면서, 저가커피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27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저가커피 5사(메가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더벤티·매머드커피랩)의 올해 9월 월간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1462억원을 기록했다.

업체별로는 메가커피가 639억원으로 결제액이 가장 많았고 컴포즈커피(381억원), 빽다방(254억원), 더벤티(102억원), 매머드커피랩(87억원) 순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메가커피가 스타벅스를 따라잡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달 스타벅스의 결제액은 1394억원으로 메가커피와의 격차는 755억원이다. 전년 동월 스타벅스와 메가커피의 월간 결제액은 각각 1442억원과 538억원으로 두 회사 간 격차는 904억원이었다.

1년 새 격차를 16.4% 줄인 셈이다. 아메리카노를 기준으로 스타벅스 톨사이즈는 4500원(355㎖), 메가커피 2000원(591㎖)으로 격차를 줄이기 위해 메가커피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1잔이 팔릴 때 2잔을 넘게 팔아야 한다.

재구매율 또한 저가커피 브랜드가 더 높았다. 지난 9월 23~29일 구매한 소비자가 7일 후 재구매한 비율을 추산한 결과 스타벅스는 24.9%인 반면 메가MGC커피는 31.8%였다. 1인당 월평균 결제 횟수도 저가 브랜드가 높았다. 지난달 평균 결제 횟수는 스타벅스가 1.87건, 메가MGC커피가 2.2건으로 나타났다.

커피전문점이 급속히 늘어나던 시기를 지나 최근 국내 카페 시장은 대부분의 브랜드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초기에는 브랜드별로 커피 맛이나 질의 차이가 뚜렸했지만 카페들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대부분의 커피 질이 좋아져 고객들은 가성비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역삼에서 근무하는 한 직장인은 “이 근방의 카페들은 어디를 가든 커피 맛이 괜찮아서 가장 가까운 곳이나 몇 백원 더 싼 곳을 가게 된다”며 “원래 사무실 앞에 카페가 2개가 있었는데, 올해만 저가 커피 매장이 3개가 더 들어왔다. 그런데 모든 매장이 다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커피 전문점 수는 2016년 5만1000여개에서 2022년말 10만729개로 증가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카페 시장 규모 역시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8조5661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저가커피 가맹점의 확산이 빠른 속도로 일어나고 있다. 메가커피는 올해 저가커피 브랜드 최초로 3000호점을 돌파하면서 국내 커피 전문점 중 점포 수가 가장 많던 이디야를 역전했다. 컴포즈커피도 올해 2500호점을 달성했고, 빽다방은 1500호점을 넘겼다.

이들의 성장은 고물가 시대에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남녀노소를 모두 공략한 것이 컸다. 가장 큰 커피 소비자로 꼽히는 2030, 여성을 넘어서 손흥민과 같은 모델 기용으로 5060, 남성 소비자까지 사로잡은 것이다. 메가커피의 카드 결제 금액 비율을 살펴보면 절반 이상이 남성이고, 스타벅스는 60%에 여성 소비자다.

다만 식품위생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업계의 주의가 요구된다.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커피 프랜차이즈별 식품위생법 위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위 10개 커피 프랜차이즈 식품위생법 위반은 188건으로 2020년(76건)보다 약 2.5배 늘었다.

브랜드별 적발 건수는 메가커피(138건), 컴포즈커피(135건), 투썸플레이스(84건), 더벤티(69건), 빽다방(62건) 순이었다. 위반유형별로는 총 634건의 위반 중 위생교육 미이수가 287건(45.3%)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급성장하는 시장에서 위생 문제가 반복적으로 불거지면 소비자의 빠른 이탈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업계 전체의 변화가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커피 시장의 성장은 이제 일시적인 급성장이 아니라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구조가 바뀌었다고 봐야한다”며 “특히 저가커피는 대부분이 생계형 창업이다. 카페 시장이 포화하고 치킨게임으로 바뀌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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