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투자에서 어려움을 겪던 물류·배송 스타트업계가 인공지능(AI)·로봇 고도화에 힘입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15일 스타트업 투자 데이터 플랫폼 더브이씨에 따르면, 지난해 물류·유통 분야 스타트업 투자 건수는 36회로 전년 대비 30.8% 감소했다. 투자 금액도 80.3% 줄어 965억9000만원에 머물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면서 호황기를 맞았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특히, 내수경기 침체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유통에 배송 서비스가 포함되는 점을 감안하면 물류·배송 서비스 스타트업의 투자 건수와 금액은 더 적을 것으로 보인다.
물류·배송 스타트업계는 해결책으로 AI, 자동화 로봇 등의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다. 자동화 시스템으로 물류 처리 속도와 정확도를 높여 효율성을 향상하고, 인력난 문제를 해소하려는 모습이다. AI를 활용한 예측 분석과 최적화 기술은 배송 시간 단축과 정확한 추적 서비스도 제공한다.
일례로 물류·배송 스타트업들은 WMS, TMS 시스템을 빠르게 적극 활용하고 있다.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는 창고 관리 시스템으로, 창고 및 물류센터 운영을 최적화한다. 물품이 창고에 도착했을 때 보관될 위치를 지정 및 저장하고, 주문과 동시에 물건을 바로 꺼낼 수 있도록 한다. 모든 과정은 자동화 시스템과 AI 등으로 기록되고, 이용자들은 플랫폼 등을 통해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TMS(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는 운송 관리 시스템으로, 상품이 배송될 때 최적의 경로와 동선을 고려한 운송 수단을 선정하도록 돕는다. 배송 차량의 위치 파악, 운송 비용 계산, 고객에게 배송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등 실시간 조회가 가능하다. 보다 낮은 운영비에 빠른 배송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해당 기술들을 고도화한 스타트업들은 투자 혹한기에도 올 한해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일례로 통합 물류 플랫폼 ‘아르고’를 운영하는 테크타카는 올해 초 알토스벤처스로부터 약 126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어 올해 중순에는 쿠팡 물류 시스템 총괄을 맡았던 정찬필 전 베트남 티키(Tiki) 개발총괄 부사장을 수석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자금 유치와 대대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테크타카는 지난달 경기 동탄 물류센터를 1만5500㎡ 규모의 남이천 물류센터로 새롭게 확장 이전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아기유니콘 플러스에 선정된 콜로세움코퍼레이션 역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콜로세움은 통합 AI 물류솔루션 COLO, 글로벌 물류전문가 그룹 FD, 국내·외 44개소 규모의 물류센터 네트워크 등을 바탕으로 설립 후 매년 3배 이상의 매출과 물동량 성장을 이루고 있다. 현재 북미지역을 비롯해 대만, 동남아, 일본 등에 현지 물류센터를 확보, 수출 상품 배송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장했다.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최근 물류·배송 스타트업들이 투자 유치, 해외 사업 영역 확장 등으로 다시금 집중받고 있다”며 “특히, 자체 물류센터를 확보하기 어려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물류·배송 서비스 스타트업을 찾는 사례가 늘어나는 점도 기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