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보건복지부가 10일 작년 만 19세 이상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39.3%로 전년의 43.1%보다 3.8%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성인 남성 흡연율이 40% 이하로 떨어진 것은 흡연율 집계가 시작된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성인 남성 흡연율 감소는 작년 초 단행된 담뱃값 2000원 인상과 모든 음식점으로 금연구역 확대 등 금연정책이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2020년까지 성인남성 흡연율을 OECD 평균 수준인 29%로 낮추겠다는 정부의 목표를 놓고 볼 때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럼에도 담뱃값 인상 등 강력한 금연정책이 청소년 흡연율 하락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주목해야 한다. 복지부에 따르면 작년 청소년의 흡연율은 전년도 14.0%보다 2.1%포인트 하락한 11.9%였다.
담배는 한 번 손을 대면 끊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중독성이 강하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어렸을 때부터 아예 담배에 손대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도 청소년의 흡연율 낮추기에 보다 적극 나서야 한다.
금연 정책 강화는 세계적 추세다. 세계 각국은 담배로 인한 질병으로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담배에는 4800여 종의 화학물질과 69종의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 각종 암과 심뇌혈관질환, 호흡기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바로 담배다. 흡연자의 암발생 위험도는 비흡연자에 비해 2.9∼6.5배 높다.
흡연에 따른 질병 관련 진료비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출한 금액이 국민 전체 세대가 부담하는 한 달 치 건강보험료와 맞먹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간접흡연에 대한 폐해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실내나 공원, 거리 등에서 흡연을 금지하는 곳이 늘어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부가 10일 담배 진열 시 흡연경고그림을 고의로 가리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건강증진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담배 광고·판촉 규제 강화, 전자담배 관리 강화, 소포장 담배 금지 및 가향 첨가 규제, 금연지원서비스 및 금연캠페인 강화 등과 같은 비가격 금연정책도 강력히 펼치기로 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의 흡연 국가다. 만 15세 이상 남성 흡연율은 OECD 평균 24.4%보다 11.8%포인트나 높다.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선 보다 강력한 금연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건강을 위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