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명회 기자] 대우조선,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계 ‘빅3’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 3사는 비핵심자산과 잉여설비 매각, 계열사 조정, 사업조정, 임직원 복지 축소, 인력 감축 등을 통해 총 10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채권단으로부터 승인받았다.
그렇지만 이들 조선 3사의 노조들은 회사의 자구계획에 반대하며 상경투쟁에 나서고 있다.
중소 조선사 노조들도 함께 참여해 연대한 ‘조선노련’은 조선사들이 채권단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자구계획 실행을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비교적 협조적이었던 대우조선 노조 마저 회사측의 자구계획안에 반대해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사람을 자르는 식의 정부주도 구조조정을 반대한다며 부실경영 책임자 처벌 및 대주주의 사재출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조선업 위기는 정부와 재벌이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앞으로 대우조선해양은 2300명, 현대중공업은 3000명, 삼성중공업은 1500명 정도의 정규직 직원을 각각 감축할 계획이다. 협력사 직원까지 합하면 수만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열심히 일했던 직장을 잃고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야한다.
안타까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렇지만 지금 현실에서 보면 조선업계가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는 만큼 구조조정은 꼭 필요한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20대 국회 개원연설에서도 밝혔듯이 우리는 구조조정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
우리 경제와 수출을 이끌어온 조선업, 해운업 등 주력산업들이 생존자체를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수주 절벽 속에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회사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한국의 수주 잔량은 2554만 CGT(선박의 부가가치, 작업 난도를 고려한 계수를 곱해 산출한 무게 단위)에 그치고 있다. 일본의 수주 잔량 2228만 CGT에 비해 불과 326만 CGT 많은 수준이다.
한국은 1999년 12월 이후 일본을 수주 잔량에서 줄곧 앞서 왔는데 곧 역전될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기업 구조조정은 기업회생이라는 공통의 목표에 노사 상호간 양보에 입각한 협력적 관계로 나아가야만이 성공할 수 있다.
다행이도 정부가 구조조정에 따르는 보완대책을 꼼꼼하게 만들어 실직자, 협력업체, 지역경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한다. 또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고 실직자 재훈련과 전직훈련을 통한 재취업 기회 마련해 주기로 했다.
지난 2009년 파산신청을 했던 미국 GM사의 사례를 보자. GM은 경영정상화 방안으로 정리해고 대신 임금을 깎고 복지를 줄이면서 노사간 상생을 택했고, 노사간 신뢰와 양보로 결국 2013년 구제금융을 졸업했다.
우리도 지금 남의 탓만 할 것이 아니라 노사간에 서로 양보 하면서 접점을 찾아나가야 할 상황이다. 노력하는 모습들이 비춰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