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우리나라 비만 인구 증가 속도가 심상치 않아 우려스럽다. 농협 축산경제리서치센터가 발간한 ‘NH 축경포커스’ 최신호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19세 이상 비만 인구 비율은 31.5%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01년의 30.3%보다 1.2%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일본의 비만 인구 비율보다도 6.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우리의 비만 인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외식이 늘고 기름진 음식 섭취율이 증가하는 등 식습관의 급격한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식용유 등을 통한 식물성 지방 섭취량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다 절대적 운동량 부족도 비만 인구를 늘리는데 한몫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우리의 1인당 하루 평균 칼로리 섭취량은 2014년 현재 2063㎉에 달한다. 성인 하루 평균 권장 칼로리인 2000㎉를 넘어선 것이다. 3대 영양소 섭취 비중을 보면 탄수화물은 64.5%, 단백질은 14.5%로 각각 1.1%포인트, 0.6%포인트 줄어든 반면 지방은 20.9%로 1.7%포인트 증가했다. 식물성·동물성 지방 섭취량 모두 증가했지만, 특히 전체 지방 섭취량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식물성 지방 섭취량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다. 통상 동물성 지방보다 식물성 지방이 건강에 더 나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식물성 지방도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 건강에 해롭긴 마찬가지다. 과거 일본도 비만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졌을 당시 식물성 지방이 주범으로 꼽힌 적이 있었다. 지금 우리의 식습관도 일본과 비슷한 패턴을 따라가고 있는 형국이다.
비만은 당뇨, 고혈압, 고지혈, 뇌졸중, 허혈성심질환 등 여러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인다는 점에서 건강의 적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살이 많이 찐 사람일수록 조기 사망 위험률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이 오래 전부터 비만을 질병으로 간주해 다양한 살빼기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설탕이 함유된 탄산음료 소비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한 것도 그 일환이다. 특히 소아 비만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렸을 때의 식습관은 쉽게 바꾸기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최근 들어 우리 정부가 비만의 위험성을 새롭게 인식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 역시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 비만을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비만을 줄이는 것은 사회적 비용 증가를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특히 소아 비만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은 서둘러야 한다. 중국도 소아 비만이 늘고 있어 골치를 썩이고 있다. 정부가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